사상 최대 수신액에 고민 깊어지는 저축은행
상태바
사상 최대 수신액에 고민 깊어지는 저축은행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3월 02일 08시 05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축은행, 예·적금 등으로 몰린 수신액 80조원 육박…수신 금리 인하 카드 꺼내들까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침체의 늪에 빠졌던 저축은행이 다시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2일 87개 저축은행이 2013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 결산 실적을 공시한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6월 말 당기순손실은 4천954억원으로, 작년 6월 말(9천665억원)보다 4천711억원 줄었다. 지난해 회계연도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순손실액이 전년보다 49%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적자 저축은행의 수는 총 34곳으로, 전기(49곳)보다 15곳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지난해 저축은행 예·적금 등으로 몰린 수신액이 무려 8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초저금리 상황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0%로 떨어지며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해석을 내놨다. 여기에 저축은행들도 본격적인 비대면 영업에 나서 고객들이 쉽게 저축은행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수신액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으로 들어온 총수신 규모는 79조1764억원이다. 이는 1년 전인 2019년 65조9399억원보다 20%가 늘어난 수준이고, 집계가 시작된 1993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저축은행으로 수신이 몰려드는 이유는 금리가 가장 크다. 시중은행의 경우 12개월 예·적금의 금리라 0%대에 불과하다. 실제 지난달을 기준으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0.89%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1.82%, 2.42%로 시중은행보다 약 1~2%가 높다.

특히 저축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시중은행과 발맞춰 모바일 플랫폼을 도입한 것도 수신액 증가에 배경이 됐다. 대표적인 예로 SBI저축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사이다뱅크'는 가입자만 70만명을 넘어섰다.

과거 저축은행은 접근성의 문제 때문에 고객들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의 도입으로 2030세대도 쉽게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고 있다.

또한 지난 2018년부터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한 것도 수신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퇴직연금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11조3000억원이다.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했던 지난 2018년 1조200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0배가 불어난 것이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수신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저축은행 업계의 고민은 커져가고 있다.

저축은행의 주된 수익원이 예금과 대출 차이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이다. 여기에 금리가 인하하면서 대출금리는 하락하고 있고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예금이자만 높아질 경우 역마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늘리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수신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8일부터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연 1.8%에서 1.7%로 0.1%p 낮췄다. OK저축은행도 OK정기예금 및 OK정기적금의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인하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대출 외에 수신자금을 운용할 방법이 딱히 없다"며 "현재와 같이 수신액이 증가한다면 향후 예·적금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 특판 예·적금 같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수신액 증가와 관련해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