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수제맥주…유통업계와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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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수제맥주…유통업계와 '합종연횡'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3월 01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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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맥주 진열장(사진=제주맥주)
편의점 맥주 진열장(사진=제주맥주)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수제맥주가 한국 맥주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규제 완화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홈술족이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 리더격인 제주맥주는 출범 4년만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수혜는 대규모 양조장에만 국한된 것으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47.5% 증가한 1180억원으로 사상 첫 10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전체 맥주 판매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4%에서 2019년 2%, 지난해 2.95%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수제맥주의 출고가가 내려간 점이 주효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꿨다.

수제맥주의 경우 대량생산이 어려워 원가가 높다보니 기존 종가세에서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했다. 하지만 출고되는 주류의 양에 맞춰 주세를 산출하는 종량세 시행으로 최대 30%의 세금 인하 혜택을 보게 됐다.

여기에 2019년 7월께 촉발된 '노 재팬' 운동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홈술' 트렌드는 편의점에서 수제맥주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GS25(500%), CU(498.4%), 세븐일레븐(550.6%), 이마트24(210%) 등 주요 편의점에서는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 증가율이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히트 상품은 BGF리테일 CU의 '곰표 밀맥주'다. CU가 지난해 5월 곰표 밀가루 제조사 대한제분, 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100만캔 판매를 돌파했다. 현재까지도 품귀현상을 빚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CU는 이후 스퀴즈브루어리와 손잡고 '말표 흑맥주'까지 출시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수제맥주사에 대한 편의점의 러브콜은 지금도 여전하다.

GS25는 수제 맥주 제조업체인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와 '비어리카노'를 공동개발했다. 세븐일레븐은 더쎄를라잇브루잉에 '유동골뱅이맥주' 제조를 맡겼다. 미니스톱은 와이브루어리와 손잡고 '첫즙라거'를 출시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치맥족'을 사로잡기 위해 수제맥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BBQ는 지난해 7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BBQ비어' 6종을 출시했다. 제주맥주와 손잡고 내달 중으로 '황금올리브 치킨'에 최적화된 맥주를 추가할 계획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LF자회사인 인덜지가 운영하던 문베어브루잉의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내친김에 생산시설이 부족한 수제맥주 회사의 파트너를 자처하고 나섰다. 충주 맥주1공장 시설을 활용해 수제맥주 위탁생산(OEM)을 맡을 예정이다. 첫 파트너십은 제주맥주와 체결했다.

다만 편의점 등 유통채널 납품이 불가능한 소규모 수제맥주업체의 경우 음식점, 맥주 전문점의 영업제한으로 매출이 급감한 상태다. 이 때문에 수제맥주협회는 온라인 판매 등을 허용해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소규모 맥주업체의 매출은 줄었지만 소매채널에 입점한 대규모 업체들의 매출 증가로 전체 시장은 커졌다"며 "다양한 규모 회사들이 공존해야 건전한 시장이 형성되는 만큼 양극화 해소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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