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의 금융맵]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감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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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의 금융맵]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감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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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3년 주기인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개편 시점이 돌아왔다. 이에 카드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문 컨설팅 기관을 선정해 수수료 원가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는 실무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나섰다.

정부의 입김으로 가맹점 카드 수수료는 계속해서 인하하고 있는 추세다.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부터 카드사의 수수료 원가(적격비용)를 기초로 3년마다 책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올해는 2018년에 이어 3년 주기의 카드수수료 원가 재산정 시기에 해당한다.

현재 연매출 30억원 이상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4.5%에서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우대 가맹점 적용 범위도 5억원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되면서 전체 가맹점의 96%가 우대 수수료 혜택을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카드사들의 수수료 이익은 전년 대비 2398억원 줄었다.

일각에서는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할수록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수료 수익을 얻지 못하는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혜택이 많은 알짜카드들을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단종 카드는 총 195종이다. 신용카드는 151종, 체크카드는 44종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카드사 잠정 당기순이익은 2조61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5.2% 증가했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드사들은 알짜카드를 줄이는 대신 필요한 혜택에 집중한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등 새로운 형태의 카드들을 내놓고 있다.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협업해 해당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로, 단순 제휴를 넘어 고객 유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객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의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를 통한 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수익 다변화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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