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때문에 청문회 못나가"…최정우 포스코 회장, 22일 증인불출석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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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때문에 청문회 못나가"…최정우 포스코 회장, 22일 증인불출석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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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안전에 최우선" 강조했지만, 잇따르는 노동자 사망에 '머쓱'
정의당,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싶다면 우선 청문회부터 책임있게 나와야" 쓴소리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컨슈머타임스 김충식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오는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지병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지난 18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불참 통보를 철회하고 증인석에 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싶다면 우선 청문회부터 책임있게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모든 경영활동의 최우선을 안전에 두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사망사고는 이를 무색해하듯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4일 신년사를 비롯해 최근 그룹회의에서 "올해 모든 경영활동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해왔다. 이어 지난달 7~8일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잇따라 방문한 자리에서도 "안전을 최우선 핵심가치로 철저히 실행해 재해 없는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역시 '6대 중점 안전관리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현장 직원의 '작업중지권' 시행뿐 아니라 안전 신문고를 만들고, 안전 스마트 인프라 확충 및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강화 방안 등을 발표했다. '작업중지권'은 작업 현장에서 안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지시를 받거나, 신체적으로 또는 정서적인 요인으로 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때 직원들이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최 회장의 이 같은 다짐과 포스코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 최 회장의 말은 공염불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9시34분께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철광석이나 석탄 운반용 크레인을 정비하던 협력업체 직원 35살 A씨가 설비에 몸이 끼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1시께 숨졌다. 그는 철광석 등 원료를 옮기는 언로더의 컨베이어벨트 설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던 중 언로더가 갑자기 작동하면서 사고를 당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은 포항제철소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포스코와 협력업체, 함께 일했던 협력업체 직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합동 정밀감식을 한 뒤 과실 여부가 드러나면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측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협력사 직원이 숨진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회장의 유족 방문은 그로부터 8일이 지난 지난 16일에야 유가족을 찾아 사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두달 새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노동자 2명이, 광양제철소에서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1월24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제1고로 부근 산소 배관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포스코 직원 1명과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졌다. 그리고 지난해 12월9일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철광석 가공공정 집진기(먼지와 불순물을 흡입해 외부로 배출하는 설비) 배관 보강공사를 하던 협력업체 직원 B(62)씨가 5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포스코는 관계기관으로부터 여러차례 안전 위반 사항을 지적받았다.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지난해 12월17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포항제철소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조치를 감독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331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의 산재 사고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최 회장은 2018년 회장으로 취임한 후 자신의 임기 3년 동안 안전 예산 1조를 투자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연임된 현재까지 안전사고는 줄지 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정의당과 노동자 단체 등 관련자들은 최 회장이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지병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키로 한 다른 기업 회장들도 역시 불참을 통보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정의당은 "최정우 회장이 현장을 방문해 사죄의 말과 함께 사과한 것이 지난 16일"이라며 "유가족에게 보낸 사과의 말에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담겼다면 이처럼 무책임하게 불참을 통보할 수 없다"며 "기가 막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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