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보다 무서운 '사모펀드 사태'…금융지주 실적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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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보다 무서운 '사모펀드 사태'…금융지주 실적에 영향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2월 11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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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 리딩금융지주 자리까지 바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들이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발표했다. 4대 금융지주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10조8000억원이라는 순이익을 거뒀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식투자 열풍이 불며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사모펀드 사태가 금융지주의 성적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우선 4대 금융지주 가운데 리딩금융지주의 자리는 KB금융지주가 차지했다.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에 리딩금융지주의 자리를 탈환한 KB금융은 전년보다 4.3% 증가한 3조455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특히 저금리 기조에 따른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KB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도보다 5.7% 증가한 9조7223억원이다.

이와 달리 KB금융에게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약 111억원 증가한 3조414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여파로 이자이익도 전년보다 1.9% 증가한 8조155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도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지만 사모펀드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사태로 KB금융보다 3500억원 가량 많은 충당금을 쌓은 게 실적 격차로 이어졌다.

이어 하나금융은 전년도보다 2457억원(10.3%) 증가한 2조637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0%대 성장을 이뤄냈다.

하나금융도 신한금융처럼 사모펀드 관련 비용이 발생했지만 그룹의 전사적인 비용감축 노력과 비은행 부문의 약진에 따라 이를 상쇄했다.

실제 하나금융의 지난해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전년 대비 10.3%p 증가한 34.3%다. 이중 하나금융투자는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전년대비 무려 46.6%가 증가한 410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의 실적은 더욱 악화 된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5650억원이 감소한 1조307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금투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뒷받침됐으나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적어 우리은행의 실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컸다.

더욱이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인한 후폭풍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라임사태 관련 손실과 파생결합펀드(DLF) 보상 등으로 대손충당금이 78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6% 급증했다.

여기에 NH농협금융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조4608억원으로 우리금융의 1조1404억원을 앞선 만큼 4위의 자리도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외에도 희망퇴직 등 다양한 비경상적인 요인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각 금융지주사들이 생각보다 괜찮은 실적을 거뒀다"며 "빚투 열풍에 따른 비은행 부문의 약진 속에서 사모펀드 사태가 사실상 금융지주들의 각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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