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습격
상태바
코로나의 습격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2월 01일 09시 34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모든 관심들은 코로나19에 관한 것이었다. 그 만큼 작년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빼고는 논할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물론 미국으로 지역을 한정하면 BLM문제와 대선이라는 코로나급 이슈가 있었다)

아무튼 이제 코로나는 해를 넘겨서도 우리 생활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초반의 혼란에서는 벗어나 백신, 락다운, 집단면역이라는 키워드로 정리가 되고 있다. 진부할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2020년 코로나 사태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해보기로 한다.

우선 코로나가 가져온 거대한 두가지 흐름을 읽어야 한다. 하나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이고 또 하나는 세계화의 위기이다.

코로나 이전의 세계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전성기였다. 신자유주의는 시장경제에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공공성의 후퇴라는 특징으로 정리된다. 미국의 도널드 레이건과 영국의 마가렛 대처에 의해 주도되었다.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베를린 장벽의 붕괴, 소련의 해체를 가져왔고 중국의 참여로 그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그러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로 한 고비를 겪다가 이제 코로나의 습격으로 그 시대적 소명을 마감하게 되었다.

코로나사태는 정부의 역할과 공공성의 확장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위기 상황이었다. 코로나가 경제지상주의에서 모두가 생존해야하는 사회로 시각을 돌린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기본소득과 주거의 공공성 문제가 대두되는 것도 이러한 큰 물결의 일환이다.

세계화의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하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는 새로운 통제경제로 변화 또는 진화할 수 있지만. 세계화는 다시 국가우선주의로 돌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국가우선주의로 충돌을 하고 있지만 결국 다른 국가와 연대하여 편 가르기를 할 뿐이다.

세계화의 물결도 코로나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코로나 이전의 세계는 자유무역과 국가 간 왕래를 촉진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세계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EU는 하나의 국가처럼 움직였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하여 거대한 변화가 찾아온다. 국가간 빗장을 걸어 잠그고 검역과 격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제는 백신이 또 하나의 변수이다. 아무리 한 국가가 백신 접종률이 높더라도 다른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낮다면, 접종률이 높은 국가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는 한 집단 면역에 이를 수가 없다. 국경을 봉쇄하는 것은 인터넷에 '국경을 막아라' 라고 댓글을 다는 것처럼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세계화가 상당부분 이루어진 지금 자국우선주의만을 내세울 수도 없고 또 국민들이 죽어 나가는데 세계화만을 고집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이다.

영국은 최근 브렉시트로 EU에서 탈퇴하였다. 그런데 영국은 다른 EU국가보다 백신 확보나 접종률이 높다. 이미 성인 10%가, 7월이면 전 국민의 75%가 접종을 완료한다. 영국만 놓고 보면 집단 면역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EU인데 백신 확보도 늦고 접종률도 낮아서 올해 안에 집단 면역에 이르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영국에서 백신을 나누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영국은 썩 내키지 않는 입장이다. 백신 보급 불균형이 가져온 국가 간 앙금은 코로나 이후에도 세계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인류 문화사에 이보다 더 큰 책갈피는 없을 것이다.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로 세계사를 구분해도 절대 이상할 것이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