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품은 정용진 부회장, '유통x스포츠' 홈런 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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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품은 정용진 부회장, '유통x스포츠' 홈런 칠까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1월 28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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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오프라인 유통업의 경쟁력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투자로 기존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협업으로 본업과 어떤 시너지를 뿜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지난 26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주식 1000억원과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 352억8000만원 등 총1352억8000만원이다.

SK와이번스 구단 인수를 위한 본 계약은 다음 달 23일 체결된다. 신세계 측은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 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했다"며 "한국 프로야구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구단으로 성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와이번스 인수에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이전부터 야구단에 관심을 보여 왔다. 서울 히어로즈 구단을 비롯해 여러 차례 야구단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또 소비자 경험을 중시하는 정 부회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지난 2016년 8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을 앞두고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 합의를 발표하며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이 선보여 온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의 60%는 2030대다. 이들에게 이마트 브랜드를 분명하게 각인하고 쿠팡과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과의 경쟁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상품 개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소개함으로써 야구장 밖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프로스포츠단 운영이 '돈 먹는 하마'로 인식되는 만큼, 그룹 재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자산 유동화와 적자 사업 구조조정 등의 움직임을 보여왔다.

또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여자농구단 태평양을 인수해 '부천 신세계 쿨캣'을 운영했지만 2012년 4월 돌연 팀 해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스포츠 팬들 사이에선 프로스포츠 업계로 돌아온 신세계그룹을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유통과 스포츠의 시너지를 발굴하는 동시에 스포츠 팬들의 불신을 없애는데 노력해야 할 과제를 떠 안은 셈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며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프로야구의 질적·양적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야구장 밖에서도 신세계의 팬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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