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 늘린 보험사들…수익률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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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 늘린 보험사들…수익률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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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속 IFRS17 대비…수익률은 반비례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보험업계 전체의 운용자산이 10년 만에 1000조원을 달성한 가운데 투자 효율은 점점 악화하는 추세다. 이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에 나선 보험사들은 제로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40개 일반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1018조8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977조7006억원보다 4.2%(41조1515억원) 늘어난 수치다.

보험업계의 운용자산 총액이 10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사에서 운용자산은 투자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통상 총 자산의 80%가량을 차지한다.

보험사별로 보면 생명보험사의 자산 규모가 손해보험사보다 컸다. 빅3 생보사 가운데서는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은 238조1582억원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한화생명(99조9615억원)과 교보생명(89조5328억원) 순이었다.

손보사의 경우 삼성화재의 운용자산이 73조8839억원으로 높았다. 다음으로 NH농협생명은 66조2528억원, 현대해상은 40조7466억원, DB손해보험 38조8769억원, 동양생명 30조7760억원, 신한생명 30조5597억원, KB손해보험 30조5526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이 보유한 유동성 자산은 총 54조3614억원으로 전년 동기(46조7833억원) 대비 16.2%(7조5782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계에서 유동성 자산은 보통 3개월 미만의 단기 자산으로, 빠른 시일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보험사들이 자산을 급격히 늘리는 이유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있어서다. IFRS17는 현재 원가 기준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를 시가 기준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IFRS17이 적용될 경우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로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의 투자 수익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보험사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3.11%로 1년 전(3.36%)보다 0.2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생보업계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손보사의 작년 상반기 보유 채권을 팔아낸 이익을 제외한 운용자산수익률은 2.92%로, 전년 대비 10bp(1bp=0.01%) 감소했다. 전분기(3.13%)보다는 21bp나 줄었다.

이처럼 보험업계 역성장이 가시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보험사 자산운용 구조와 채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업은 지난해보다 -0.4% 역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6.1% 성장한 손해보험업은 올해 4.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인해 보험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올해는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들이 쓰고 있는 외형 위주 성장전략은 과도한 모집수수료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재도약을 위한 체질개선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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