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참사' 동국제강, 잘잘못 따지는게 우선?…"경찰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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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참사' 동국제강, 잘잘못 따지는게 우선?…"경찰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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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 미흡, 책임 소재 애매한 입장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하주원 기자]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해 동국제강의 안전설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는 지난 4일 오전 1시 20분쯤 경북 포항남구 대송면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식자재 납품업자 50대 남성 1명이 식자재를 옮기는 도중 엘리베이터에 끼여 발생했다. 작업 도중 엘리베이터가 멈춰 식자재를 빼낼 수 없어 엘리베이터와 연결된 기계실로 들어갔다. 순간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엘리베이터는 평소 고장이 잦아 배송업자들이 직접 조작해 작동시킨 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사고 발생 약 6시간 이후 동국제강 회사 직원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에 따르면 해당 승강기 주변에는 CCTV가 없다. 또 식당을 직접적으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순찰하는 안전요원이나 현장을 점검하는 직원도 따로 없다. 이번 사고는 승강기 등 안전을 위해 주기적인 관리·유지를 했어야 하는 동국제강의 안전 관리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유족은 "아버지가 지난 1년간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식자재를 2층으로 옮기는데 고장이 너무 자주 난다고 무섭다고 말씀하셨다"며 "결국 그 엘리베이터가 추락했고 좁고 차가운 엘리베이터에서 두개골이 함몰된 채로 과다 출혈로 돌아가셨네요"라고 울분을 토하면서 동국제강 내 안전관리자의 감독과 새벽 1시부터 움직이지 않는 트럭을 확인해보지 않은 점, 엘리베이터 유지관리 등을 지적했다.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동국제강은 "이런 일이 생겨서 참 안타깝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별도로 내부에서도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1년간 고장에 대해 들은 바가 없냐는 질문에는 "유족분들의 말씀이기 때문에 일일이 '맞다, 아니다'를 말씀 드릴 수 없다"며 승강기 고장 보고 여부에 대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별도로 내부에서도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애매한 입장을 드러냈다. 

동국제강은 "식당은 운영하는 관리 업체가 따로 있다"며 "회피하려는 의도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동국제강이 직접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회사에서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식당 측은 "식당 운영 전반은 직접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승강기는 동국제강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작은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통해 '백스테이지 리더십' 강조했다. 백스테이지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회사를 지원하고 행동하며 내실을 다지는 리더십을 뜻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안전 조차 제대로 살피지 못해 발생한 안전 문제에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내실 경영, 사회경영, 윤리경영을 강조하던 오너들이 안전에 대한 투자는 등한시 하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 바쁘다"며 연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초 금감원의 국내 철강업체별 사업보고서를 통해 살펴본 장세후 회장의 연봉은 지난 2019년년 24억9500만원이다. 이는 철강업계 최고수준으로 동국제강 직원들의 평균 연봉(7100만원)과 크게 차이를 보인다. 장 회장은 과거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미국 원정 도박을 벌여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다. 아들 장선익 이사도 술집에서 난동을 피우며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동국제강은 최근 '안정 속 쇄신'을 추구하며 장선익 이사를 최근 상무로 승진시켰다. 이에 대해 "진짜 쇄신은 오너들의 안전 경영 되물림이 아니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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