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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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1월 12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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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우리나라는 연간 6100여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하는 세계 12위의 시멘트 대국이다. 시멘트는 철강과 함께 경제 성장의 한 축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 시멘트 산업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낙인이 찍혀있다.

특히 '쓰레기시멘트'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은 시멘트 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의 시선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을 폐자원으로 활용해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이 일반화되어 있다. 폐자원의 에너지활용은 효율적인 원가절감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시멘트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한국의 시멘트 산업, 현재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본지 취재팀이 한국시멘트협회 이창기 부회장을 만났다.

Q.우선 한국시멘트협회의 역사를 알고 싶습니다.

== 한국시멘트협회가 설립된 지는 거의 60년이 다 돼갑니다. 우리 한국시멘트협회는 다른 생산자 단체처럼 회원사가 많은 것이 아닙니다. 국내 OPC(포틀랜드 시멘트·Ordinary Portland Cement) 제조업체가 정확히 9개이며 국내 시멘트 생산량의 95% 이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시멘트 업계 전체 매출이 시멘트와 관련한 2차 제품까지 해서 외형으로만 봤을 때에는 4조3000억원 정도입니다. 국내 GDP 기준으로 보면 그 비중이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왜냐하면 시멘트업계는 90년대 초반 증설이 완료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멘트협회는 환경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멘트,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깨끗한 환경에서 시멘트를 만들고자 세워진 협회입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현재 시멘트업계 및 연관산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주요 통계와 회원사들의 소식, 순환자원활용 등 시멘트산업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소개하는 협회입니다.

Q. 시멘트협회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지금은 삼표시멘트로 바뀌었습니다만 이전에는 동양시멘트였습니다. 대표이사로 있었지만 동양시멘트가 시장에서 실패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어 회계법인도 하나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또한 인터플랙스라는 모바일회로 회사를 통해 애플 쪽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 때부터 시멘트업계 전반에 지역자원시설세 등의 각종 이슈가 생겨났습니다. 이에 시멘트업계를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요청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어느덧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시멘트협회에서만 4년이 됐습니다.

Q.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배경에는 '시멘트 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는 필요성면에서 볼때 그동안에 환경이 많이 바뀌지 않았습니까.

== 지금은 시멘트산업에 대한 사회적 대접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시멘트공장 옆에 사는 주민들이 먼지 풀풀 날린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고 환경권을 보장하라며 시멘트업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교해서 이제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시멘트산업은 경제 성장기에 경부고속도로부터 항만 등 사회간접시설(SOC)를 건설하는 기간산업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SOC 인프라를 갖추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는데 시멘트산업이 50~60년을 기여했다고 봅니다.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시멘트회사들이 고용창출 및 경제유발 효과가 많고 순환자원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고 있습니다.

Q.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역자원시설세와 관련해 시멘트협회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 환경권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보면 누구나 깨끗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의 기본권입니다. 이는 헌법에도 보장돼 있습니다. 시멘트가 환경문제로 지적 받는 것은 3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분진, 유연탄을 사용하면서 나오는 황산화물, 고온의 소성공정 때문에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등입니다.

하지만 시멘트업계는 20년 전부터 TMS(굴뚝자동측정기기, Tele-Monitoring System)를 설치했고 환경부에서 정한 대기환경기준의 유해물질 배출과 관련해 24시간 365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역자원시설세는 시멘트공장이 소재한 지역에 주민들이 부담을 느낀다면 공장이 소재한 광역·기초단체에서 시멘트공장에 세금을 징수해 외부불경제를 완화하는 사업 제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시멘트협회나 시멘트업계는 시멘트산업이 외부불경제를 끼친다면 환경 관련 부담금 등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쓰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질소산화물 배출 부담금, 황산화물 배출 부담금 등을 물리면 시멘트업체에서는 이를 줄이기 위한 시설을 투자해 배출 수준을 낮추면 부담금도 낮아집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문제점의 개선과는 상관없이 생산하면 얼마를 부과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불경제를 항구적으로 해소할 동기부여를 사라지게 합니다.

또한 시멘트산업은 진입장벽이 높다. 공장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시멘트산업의 매출이 국내 GDP의 1%도 안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에서도 세금인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지방정부에서도 부과하겠다는 것인데 올해는 IMF직후 수준보다 더 떨어진 시멘트 생산량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으로 수출마저 절반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지역자원시설세로 연 500억원대에 달하는 세금을 부담시키는 것은 시멘트업계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외면한 처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시멘트 관련 부원료인 석고와 쓰레기 시멘트 논란이 있습니다. 쓰레기 시멘트 때문에 아토피·천식 등이 발병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이러한 논란은 지금도 나오고 있습니다.(웃음) 이 문제는 좀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쓰레기 시멘트 논란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각종 포장 배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포장 배달의 대부분이 폐플라스틱인데 일회용품입니다. 우리나라의 시멘트들은 제조 과정에서 순환자원 즉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해 생산하는 게 30% 미만입니다. 이와 달리 유럽은 70%까지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한 소위 '쓰레기시멘트'를 생산합니다.

이러한 시멘트들은 제조 과정에서 발암물질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은 모두 제거합니다. 시멘트의 소각 과정은 과학적·공학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가장 완벽한 소각 프로세스입니다.

특히 시멘트를 제조의 소성로(원통형의 가마)는 섭씨 1500~2000도에서 처리를 하기 때문에 어떠한 물질도 다 열 분해가 됩니다. 2차 환경 오염물질·발암물질을 배출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데로 TMS를 통해 항상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들면 제주도의 생활 폐기물 중 폐비닐류를 중국이 가져가 매립을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도 자국 내에서 엄청난 폐기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더 이상 수거해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폐비닐 등 쓰레기 수거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경북 의성군에서문제가 되었던 20만톤의 쓰레기산도 시멘트업체에서 처리해줬습니다.

반대로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만 나오는 원료를 가지고 시멘트를 생산한다면 그만큼 산림과 환경자원을 파괴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건축물이 콘크리트입니다. 아파트는 지금도 많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명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멘트는 건강에 나쁘다는 등식을 성립시키기가 어렵습니다.

Q. 환경부가 정한 발암물질 6가크롬의 기준 20ppm을 넘기는 제품이 없으면 안정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시멘트 회사마다 중금속 함량이 차이가 나고 같은 회사 제품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 중금속이라는 게 자연에서 채취한 원료에도 중금속이 포함돼 있습니다. 석탄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6가크롬은 그 중 하나입니다.

시멘트 또한 국가에서 완성된 시멘트에 대한 중금속 포함 여부를 시험합니다. 6가크롬의 경우 그 기준보다 훨씬 엄격하게 우리 시멘트협회가 자율로 준수하겠다고 환경부와 협의도 했습니다.

우리 시멘트업계가 생산한 제품들은 모두 이 기준보다 아래 있습니다. 해당 시멘트와 함께 아까 말씀드렸던 소위 '쓰레기시멘트'도 마찬가지로 일본에도 수출되고 미국에도 수출됩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생산된 시멘트가 우리나라도 수입됩니다.

시멘트는 콘크리트의 원료입니다. 콘크리트가 응고되는 과정에서 원재료에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하더라도 타설과 동시에 유해물질이 우리의 실생활에 용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Q. 지난해 일본과의 문제로 나라 전체가 시끄러웠습니다. 여기에 일부 시멘트공장의 일본 석탄재 수입 문제가 논란이 된 적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에서 일본 석탄재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국내 석탄재 사용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시멘트업계의 입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 지난해 일본과 무역 분쟁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우리 시멘트업계는 사실 일본의 석탄재를 20년 정도 써왔습니다. 일본의 석탄재를 사용한 것은 일본은 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석탄재를 통해 시멘트를 생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시멘트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석탄재가 남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화력발전소들은 이러한 석탄재를 매립하려고 했지만 매립 비용이 톤당 약 20만원 정도 듭니다. 이에 반해 일본 화력발전소들이 우리나라 시멘트 회사에 석탄재를 가져다주고 처리비까지 지급하는데 약 5만원 정도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석탄재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의 석탄재는 왜 안쓰냐고 반문 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국내 화력발전소들의 석탄재 매립 비용은 1만원입니다. 이를 시멘트 회사에 가져다주고 처리비까지 줄 경우 3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매립을 택하는 겁니다.

정부에서 화력발전소의 석탄재 매립 부담금을 올리면 자동적으로 시멘트업체에 국내 석탄재가 들어올 겁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본 석탄재의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의혹이 있는데 석탄재가 나오는 발전소는 화력발전소인데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와 무슨 연관이 있겠습니까. 오해가 많습니다.

국가 간 이동 시에는 바젤협정에 따라 폐기물 모두 다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측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일본의 석탄재가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설은 근거가 없다고 봅니다.

Q. 현재까지 시멘트업계가 순환자원(폐기물)을 통해 시멘트를 생산하면서 환경부하를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산업으로 손 꼽히고 있습니다. 시멘트업계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 의성군 쓰레기산 문제, 제주도 생활 폐기물 등 모두 시멘트업계가 처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와 NGO 등은 시멘트 업계에 대한 오해의 이미지를 덧씌운 부분이 있어 억울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이 곧 바뀔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곧 수도권 매립장이 고갈될텐데 그렇다고 정부가 2500만명이 모여사는 수도권에 매립장을 만들지는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해양투기도 어렵습니다. 자원순환기본법이 2018년부터 발효돼 매립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폐기물 매립제로가 됩니다. 방법은 폐기물들을 소각 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완전 연소가 되는 게 아닙니다. 재가 남습니다. 놀랍게도 시멘트업체의 소각로에는 재가 남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분진 등도 집진기를 통해 다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시멘트 업계가 30년간 환경파괴의 주범이었다는 오해의 시각이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시간이 꼭 올거라 믿습니다.

Q. 북한에서도 경제개발을 위해 시멘트 생산 증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상황을 봤을 때 시멘트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시멘트업계로 보면 현 정부 초기에 상당히 이러한 TF도 구성하고 시장조사도 진행했습니다. 현재 우리 업계는 북한까지 다 포함해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구가 2000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 시멘트업계가 생산하는 물량이 5000만톤인데 이는 1인당 1톤으로 계산이 됩니다. 북한의 인구를 포함할 경우 7000만톤 정도로 커질 겁니다.

그런데 북한의 시멘트 생산량은 700만톤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를 중국에서 가져와 쓰고 있다고 우리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멘트산업이라는 게 굉장히 험한 3D 업종 같지만 자본 집약적 산업입니다. 에너지 소비가 시멘트 원가의 약 60% 정도 됩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이를 충족하기 쉬운 게 아닙니다.

과거 우리나라도 무외자로 시멘트 생산 라인을 설치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북한에 해줄 수 있는 실력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훗날 남북한의 관계가 진전돼 경제 협력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시멘트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합니다.

Q. 시멘트협회가 앞으로 어떤 활동을 준비하시나요.

국가의 산업정책, 환경정책, 에너지정책도 그렇고 우리 국가의 전체 레벨만큼 시멘트 업계기 따라가지 못했다는 반성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인 자원순환 부분에서 시멘트업계에게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시멘트산업에서 순환자원을 사용하는 레벨이 낮기 때문에 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는 분명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회와 회원사가 노력하려고 합니다.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에 대해 시멘트업계가 움츠려든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순환자원을 통해 사회적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순환자원과 관련된 포럼 등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 부산대, 미국 노스웨스턴대 석사. 공인회계사이면서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를 지냈다. 연성인쇄 회로기판을 제작하는 인터플랙스에서 일하기도 했다. 20대 국회부터 확대된 시멘트업계 전반에 대한 이슈와 오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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