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의 요리조리] 남양유업 주홍글씨? 과거 성찰이 먼저
상태바
[이화연의 요리조리] 남양유업 주홍글씨? 과거 성찰이 먼저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1월 12일 07시 59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갑질, 비리 등 오너의 일탈로 인해 기업이 피해를 입는 경우를 일컬어 '오너 리스크'라고 한다. 오너 또는 오너 일가의 논란에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오너 리스크가 불매운동까지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B2C(소비자와 기업간 거래) 업종인 식품·외식업계가 특히 그렇다.

최근 황하나씨 마약 논란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른 남양유업은 조금 복잡한 사례다. 황씨는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회장의 외손녀이자 홍원식 현 회장의 외조카다.

쟁점은 황씨가 회사와 얼마나 연관이 있느냐다. 이 점에서 남양유업은 2019년 4월 황 씨의 첫 마약 투약 논란이 일었을 때부터 "황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호소해왔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홍원식 회장은 "제 외조카 황하나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깊이 사죄 드린다"며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겸손하게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1년 6개월가량이 지나 황씨의 마약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면서 발생했다. 황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2019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인 최근 마약 투약 혐의가 추가로 포착됐다. 기사 헤드라인에 '남양유업 외손녀'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남양유업은 재차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대리점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당사 로고와 창업주 외손녀라는 표현을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씨 사건이 남양유업의 '주홍글씨'로 남을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남양유업 실적 추락의 요인이 전적으로 황씨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대기업 오너 3세들이 마약 논란을 일으켰지만 이내 다시 정상화됐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남양유업은 2013년 발생한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대국민적인 불매운동의 중심에 섰다.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에 폭언을 일삼는 등 상생 의지를 상실한 모습에 많은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기업 문화와 영업 관행에서 발생한 문제였다.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서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후로도 잊을 만 하면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하 통보, 장부조작 등 논란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유제품과 분유를 소비할 출생아 수가 감소한 것, 코로나19 여파로 우유 급식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사건보다 과거 성찰과 점진적인 이미지 개선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남양유업은 최근 이미지 회복을 위한 대리점 상생 정책, 각 공장별 나눔활동,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에 나섰다. 논란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이 되려면 뿌리가 중요하다. 악재에 흔들리지 않을 새로운 남양유업을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