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일부 보험사가 채권 자산 분류를 반복적으로 바꿔 지급여력(RBC) 비율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형 생보사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4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채권 재분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말부터 작년 3분기까지 10년간 채권 재분류를 실시한 생명보험사는 24곳 중 13곳이었다. 장기손해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 15곳 중 6곳도 채권을 재분류했다.
2차례 이상 채권을 재분류한 보험사는 생보사 10곳, 손보사 4곳이었다. 3차례 이상은 생보사 3곳, 손보사 2곳으로 집계됐다.
채권은 시장 가치로 평가되는 '매도가능금융자산'과 원가로 평가되는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분류한다. 만약 금리 하락기(채권가격 상승기)에 채권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할 경우 추가 자본 확충 없이도 장부상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도 상승하게 된다. 일부 보험사는 채권 재분류를 RBC 관리 수단으로 활용해 금리에 따라 RBC 비율 변동성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보험연구원 노건엽 연구위원과 이연지 연구원은 "일부 보험사는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후 RBC 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금리 변동으로 RBC 비율이 하락하자 채권을 다시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주로 중소형 생보사들이 이런 행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3분기에 보험사의 RBC 비율이 전체적으로 7.5%포인트 개선됐으나 4분기에 금리가 꽤 상승했다"며 "올해 들어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RBC 비율이 나빠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