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마이데이터호 못 탔다…신사업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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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마이데이터호 못 탔다…신사업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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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신사업 경쟁 '박차'…삼성카드는 '보류'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주요 카드사들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승인을 받아낸 가운데 삼성카드는 예비허가 심사에서 보류되면서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게 됐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반면 삼성카드는 뒤처지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한 35개사 중 29개사에 대해 심사를 진행하고 21개사에 예비허가를 승인했다. 카드사 중에서는 KB국민·신한·우리·현대·BC 5곳이 예비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예비허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카드의 지분 71.86%를 보유한 모회사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암 입원비 지급 거절과 계열사 부당 지원을 이유로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관경고를 받은 기업과 그 자회사는 1년간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큰 변화를 피하고 안정을 택했다. 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사업 진출이 좌초 위기를 겪자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데 신중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의 경영진 4명이 물러난 자리에는 신규 임원 4명이 들어왔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경영진 총원은 그대로 26명이다. 특히 부사장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삼성카드 부사장을 맡고 있던 김대환 대표, 이인재 디지털본부장, 박경국 개인영업본부장 가운데 이 부사장이 퇴임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생명 중징계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이 남아있다"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와 관련해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카드는 예외적으로 사업권을 부여할 수 있는 단서조항을 근거로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기존 금융회사와 관공서, 병원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는 사업이다. 카드사의 경우 의무 제공 신용정보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 영위가 필수적이다.

특히 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은 카드사들에게 생명줄과 같다. 실제로 올 상반기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평균 1.1%를 기록했다. ROA는 금융권의 수익성을 살펴보는 대표 지표로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즉 카드사들은 인원 감축과 비용 절감으로 실적을 방어한 셈이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엔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진다. 삼성카드의 경우 20% 이상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카드론 이용 고객이 올해 9월 말 기준 23.91%에 달해 이자 수익마저 타격을 입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뿐만 아니라 금융업계가 마이데이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사업 시행 초기에 참여하지 못하면 서비스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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