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통신사 '다윗' 카카오톡에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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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통신사 '다윗' 카카오톡에 KO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4월 06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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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소비자 '힘' 앞에 무료화… "통신비 부담덜어"

"1000만명이나 되는 소비자들을 적으로 만드는 배짱 좋은 기업이 어디에 있겠습니까."(통신업계 관계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쳐지며 IT통신업계의 이목을 모았던 국내 통신사들의 카카오톡 유료화 압박이 사실상 무위로 끝났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1000만 소비자들을 '안티'로 돌려세울 수 있다는 우려가 통신사들의 칼날을 무디게 만든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 이탈… '안티' 양성 우려한 듯

 

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카카오톡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업체 측과 기술적으로 협력하거나 기존 무료정책을 유지하는데 '암묵적'으로 뜻을 모았다.

 

이중 SK텔레콤은 그간 카카오톡 사용에 따른 통신망 과부하로 인해 '데이터 품질 저하'라는 피해를 입은 장본인으로 거론돼 왔었다. KT와 비교해 서버가 빈약했던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무료' 카카오톡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었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의 입장변화가 소비자들과 업계 시각으로는 갑작스러워 보일 수 밖에 없다.

 

단서는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한 카카오톡 사용자다. 통신 업계는 카카오톡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질사용자가 아닌 등록자 기준이라고는 하나 그 숫자는 통신업계 판도를 뒤흔들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월말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2만 명으로 전체 휴대전화가입자(5116만명) 19.6%를 차지한다는 조사결과를 최근 내놨다. 방통위는 올해 안에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여기에 '예비' 사용자까지 감안하면 카카오톡은 단순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필수 메시징 도구로 격상된다.

 

이 같은 유용한 도구를 유료로 전환한다는 것 자체가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큰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사용자들의 대거 이탈이 걱정되는데다 자칫 거대 '안티'들을 몰고 오는 경우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유무형 타격을 입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 측은 카카오톡을 포함해 메시징 서비스의 메시지만 전용으로 처리하는 '푸시 서버'(AOM)를 따로 구축, 망 과부하를 막을 계획을 어렵사리 내놨다. 앞선 우려의 연장선상으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KT LG유플러스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남의 집 불구경'하는 모양새나 실제론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에 대한 유료화 움직임을 방관하면 당장 건당 20원인 문자메시지 수익이 카카오톡 활성화 이전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된다. 다만 일종의 '담합' 형태로 비쳐질 수 있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스마트폰 출고가-요금담합 조사 '살얼음판'

 

특히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요금제 담합 의혹이 짙게 깔리고 있는 시점이라 각 통신사들의 운신폭은 좁다. 참여연대는 실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스마트폰 요금 담합과 끼워팔기같은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여기에 공정위는 스마트폰 출고가 조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기도 하다. 통신업계에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에게 금전적 부담이 될 수 있는 '불협화음', 즉 밉보일 수 있는 여지를 사전 차단하는 편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카카오톡과 같은 작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자칫 더 큰 물고기를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정액요금제에 가입돼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대부분이어서 카카오톡 유료화에 따른 문자수익은 어차피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1000만명이나 되는 소비자들을 적으로 만드는 배짱 좋은 기업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환영 일색이다.

  

대학생 정모씨는 "(무선)통신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됐다""부당한 것에 대한 소비자들이 끊임없는 지적과 개선요구가 이런 결과를 낳은 단초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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