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백수정 얄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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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백수정 얄라 공동대표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2월 14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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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년만에 주요 온라인몰 입점…비건음식 '후무스'로 가능성 발견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얄라(Yalla)!" 중동의 시장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표현이다. 우리나라의 "파이팅!"처럼 흥을 돋우기 위해 쓰는 말이다.

얄라의 백수정·강은솜·함유빈 공동대표는 한국에선 아직 낯선 중동의 음식 '후무스'를 대중적인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브랜드명을 정했다. 마케터 출신 답게 추진력도 좋았다. 과감하게 회사에 사표를 내고 곧장 위쿡의 창업 인큐베이팅 1기로 선발됐으며 창업을 결심한 지 2개월 만에 브랜드를 론칭했다. 올해 들어선 마켓컬리, 쿠팡 로켓프레시 같은 대형 유통망에도 제품을 등록시켰다.

"뜻이 있는 자에게 길이 있다"는 격언이 잘 어울리는 얄라의 세 대표의 이야기를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얄라의 주력 제품 '후무스'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해외에서 후무스는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콩으로 만들어서 식이섬유와 단백질도 풍부하고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대중적으로 즐기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마트에 가면 한 켠에 제품이 쌓여서 판매되고 있죠. 그래서 저희도 "한국에서 후무스를 대중화시키자"는 목표를 갖게 됐습니다.

후무스는 아직 한국에서 낯선 음식이지만 세련된 이미지를 가미해 제품화 시키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서울에 있는 거의 모든 후무스를 먹어봤는데요.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싸게 팔거나 케밥 가게에서 사이드 메뉴로 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시거나 자극적이어서 한국인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죠. 저희는 모두 90년대생인 만큼 20~30대 여성에게 소구될 수 있는 디자인과 담백고소한 맛에 초점을 맞추고 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Q. 실제로 젊은 층의 구매율이 높다고요.

== 구매자의 70~80%가 2030 여성 소비자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청담동이나 한남동의 샐러드 가게나 와인 바에 후무스가 메뉴로 많이 나오는데요. 이 경험으로 집에서도 와인이나 맥주 안주로 후무스를 즐기기 위해 찾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후무스는 빵이나 크래커 위에 얹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며 두부면에 섞어 먺거나 토마토 페스트 대신 피자에 올려 먹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4종을 출시했는데 아무래도 가장 인기있는 맛은 '오리지널'이네요. 올해는 유통망을 확장해 후무스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맛 다양화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얄라의 '그릭 후무스' 4종(사진=얄라 제공)
얄라의 '그릭 후무스' 4종(사진=얄라 제공)

Q. 위쿡 인큐베이팅 1기로 뽑혀 많은 도움을 받았다던데.

== 지난해 8월 위쿡 인큐베이션 프로그램 1기로 설발돼서 두 달만에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에 제품을 론칭하게 됐습니다. 제품을 출시하려면 다양한 검사도 받아야 하고 제출해야 할 서류도 많은데 위쿡을 통해서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결과 한 달만에 목표액의 6115%를 달성했는데요. 후무스라는 제품이 생소하다보니 이 정도 성과는 예상을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Q. 불과 1년만에 온라인몰 입점을 대폭 확대한 점이 눈에 띕니다.

== 얄라는 위쿡의 공유주방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공유주방은 서울 안에서의 B2B만 가능하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간 이른 감은 있었지만 독립해서 사업을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올해 새 사무실에 입주하자마자 마켓컬리에 입점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90%는 온라인 채널인데요. 마켓컬리를 비롯해 쿠팡 로켓프레시, 프레시코드, 컨비니, 채식한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주요 채널에 제품을 모두 입점시켰습니다.

Q. 코로나19로 건강식이 화제인데 수혜도 있었나요?

== 온라인 판매를 집중적으로 하다보니 사실 안좋은 것 보다는 좋은 게 더 많습니다. 코로나19로 건강식과 채식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도 늘었다고 하고요. 유통업체에서도 "최근 채식 카테고리가 활성화가 돼서 키워보고 싶은데 얄라 제품이 어울린다'며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페스티벌 등 오프라인 이벤트를 못하게 된 점은 아쉽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서 얘기하면 유대감이 강화되고 브랜딩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대신 올해는 유통망 확장에 집중했습니다.

얄라의 세 대표는 마케터 시절 직장에서 세 마리 두더지가 한 개체인 캐릭터 '닥트리오'로 불렸다. 왼쪽부터 백수정, 함유빈, 강은솜 대표.
얄라의 세 대표는 마케터 시절 직장에서 세 마리 두더지가 한 개체인 캐릭터 '닥트리오'로 불렸다. 왼쪽부터 백수정, 함유빈, 강은솜 대표.

Q. 11월 말에 열린 '비건 페스타'에서 거둔 성과가 있었나요?

== 올해 처음으로 진행한 오프라인 행사였습니다. 소비자들을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유통사 상품기획자(MD) 등 직원들이 시장조사 차 많이 와서 의미 있었습니다. 소비자들도 "와디즈때부터 눈여겨 봤다" "마켓컬리에서 주문하고 있다"며 격려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Q. 세 대표님의 창업 동기가 궁금합니다.

== 저희는 패션·뷰티 관련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하던 동료였습니다. 새벽까지 야근을 하거나 주말 근무를 하기 일쑤였죠. 바쁜 일상 속에서 저희는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실제로 함유빈 대표는 채식주의자였고요. 강은솜 대표는 하루에 한끼씩 채식을 하는 생활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저는(백수정 대표) 베를린에서 1년 정도 유학할 당시 채식을 처음 접했었죠.

Q. 중장기적인 계획을 귀띔해주세요.

== 내년에는 엔젤투자라던지 정부 지원사업에 선발돼서 브랜드를 더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유통 쪽으로는 온라인 채널에서도 잘 되고 있지만 추후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으로도 입점시키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 백수정·강은솜·함유빈 얄라 공동대표는?

얄라의 백수정·강은솜·함유빈 공동대표는 모두 1990년대생으로 뷰티·패션 스타트업 마케터 출신이다. 백 대표의 제안으로 '후무스'의 매력에 빠진 세 사람은 20대의 나이로 과감히 회사를 나와 지난해 9월 얄라를 창업했다. 위쿡 인큐베이팅 1기 출신으로 컨설팅을 받아 같은 해 10월 식품 시장에 '그릭후무스'를 첫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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