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 둘러싼 '셀프 연임·들러리 후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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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DGB금융 회장 둘러싼 '셀프 연임·들러리 후보' 논란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2월 09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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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리스트 3인 선정된 가운데 '셀프연임' 논란 커져
▲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숏리스트)를 선정한 가운데 금융권은 김태오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달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으로 김태오 현 DGB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임성훈 현 대구은행장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차기 회장 후보군이 발표되자 김 회장의 '셀프연임' 논란이 불거졌다. 우선 회장직을 놓고 경쟁을 벌일 임성훈 행장은 대구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 밖에 안됐다. 임 은행장이 회장이 될 경우 DGB금융 지주 이사회가 정한 '회장·행장 분리 원칙'을 위배하게 된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대구은행을 겸직하면서 지배구조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당시 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지난 1월 회의를 통해 이달 31일까지 김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을 결의했다.

김 회장이 겸직하자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대구은행 노조는 즉시 성명서를 내고 "노조와 전 임직원, 지역사회는 겸직을 결단코 반대하고 은행 임추위는 지난 9일 겸직 불가를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에 따라 부결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은 과거로의 회귀, 지배구조의 후진화를 완성하려는 저의"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 같은 사례를 비춰볼 때 만약 임 은행장이 회장으로 선임된다면 또 다시 회장과 행장 겸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임 은행장과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는 대구 출신 금융인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DGB금융 내에서의 영향력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임 은행장과 유 전 대표가 김 회장의 연임에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셀프추천 금지법'을 앞두고 사실상 셀프연임 시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DGB금융은 과거 지배구조 문제를 겪으며 지난해 3월 회추위를 신설하고 내부규범을 대폭 개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 선임 제한 연령은 만 67세로 유지하면서 내년 3월 만 66세인 김 회장에게 여지를 남겨둔 상황이다.

여기에 김 회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들을 배치하며 연임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현재 DGB금융의 사외이사 및 회추위를 맡고 있는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은 김 회장의 경북고 2년 후배다.

또한 지난해 선임한 조선호 사외이사도 금감원 출신으로 하나은행 감사를 지내며 김 회장과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회추위는 은행을 대표해서 이사회에서 진행하는 것이고 이사회는 주주들한테 승인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다음 달 면접과 회추위원 회의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 1인을 뽑고 오는 2021년 3월 DGB금융을 이끌 차기 회장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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