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식 대표, 푸르덴셜 '불통 경영'…내부 마찰음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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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식 대표, 푸르덴셜 '불통 경영'…내부 마찰음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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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설계사 간 갈등 점화…"눈 감고 귀 막았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가 취임한지 3개월 만에 내부에서 마찰음이 들려온다. 새로운 경영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민 대표와 소통을 원하는 설계사(이하 라이프플래너)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라이프플래너들로 구성된 '필드협의회'는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역삼동 푸르덴셜타워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기식 신임 대표의 일방적인 경영에 대한 항의다.

민 대표는 지난 9월 1일 임기를 시작하며 3개월 간 푸르덴셜생명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 대표는 부임한 지 한 달 만에 13개 지점을 폐쇄하고 300여명의 매니저와 라이프플래너들을 나머지 지점으로 분산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최고 커리어등급인 이그제큐티브(executive) 라이프플래너들의 집무 공간인 부스도 철거했다.

필드협의회는 "지점 통폐합과 보수시스템 개편 등이 모두 사전 예고 없이 순식간에 단행됐다"며 "규정도 원칙도 배제되고 소통도 없는 경영으로 라이프플래너들의 혼란과 불안감만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본사 임직원과 라이프플래너들이 서로 파트너로 인정하고 존중했던 기업문화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필드협의회 구성원 2000여명 가운데 50% 이상은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다. 20년, 30년 이상 푸르덴셜에 몸을 담은 라이프플래너들도 다수 있다. 설계사 이동이 잦은 보험업계에선 드문 일이다.

민 대표는 지난 11월 20일 CEO 필드메시지를 통해 "부득이하게 일부 지점의 재편이 진행됐다"며 라이프플래너 300명의 지점 이동을 통보했다. 라이프플래너들은 사내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접해야 했다.

또한 민 대표는 메시지에서 "그간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고 느끼신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에이전시 시스템은 지점장의 책임경영으로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기에 '지점장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푸르덴셜타워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필드협의회.
지난 1일 푸르덴셜타워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필드협의회.

필드협의회 구성원 A씨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경영진과의 소통을 원한다"며 "일방적인 통보만 있을 뿐 시스템이 바뀌는 이유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민 대표에게 대화를 요청했지만 라이프플래너·필드협의회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타운홀 미팅과 보도자료 배포 등을 통해 라이프플래너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 대표가 직접 지점에 방문해 SM, AM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일축했다.

SM(Sales Manage)과 AM(Agency Manager)은 각각 부지점장, 지점장급 직책이다.

B씨는 "민 대표가 운영비, 사업비 등을 줄여 경영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 같다"며 "현재 국내 보험시장은 레드오션인데, 지점을 줄이고 이그제큐티브 라이프플레너들을 구석으로 몰아 쫓아내면 그만큼 고정비를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앞서 민 대표는 DGB생명 대표를 지낼 당시 전국 83개 지점 가운데 5개 거점지역 점포만 남겨두고 나머지 지점을 통폐합했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80% 이상의 지점이 사라질 경우 설계사가 대거 감원되고 고아계약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민 대표는 취임 첫해 DGB생명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민 대표가 DGB생명을 이끌던 지난 2019년 말 불완전판매비율은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0.91%를 기록했다. 보험금 부지급률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25%로 생보업계 평균인 0.85%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필드협의회는 "회사가 라이프플래너와 매니저들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필드도 고객을 존중하고 섬길 수 있다"며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를 통해 상생을 원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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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엘피 2020-12-04 15:05:42
경영에 간섭하며 그들만(이엑스엘피)의 이익에 앞장서서 행동한 결과지요
무형의 권력이 된 그들의 폐해를 민사장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지않게 노쇠화된 매니저 그룹 지점장그룹 엘피그룹의 영업조직을 역동적인 조직으로 대변혁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합니다
엘피는 타사나 GA로 가면 되지만, 회사는 서서히 죽어가겠죠?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규모는 늘어나고
영업환경은 악화되고 조직은 노쇠하고
뭐하나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인수한 KB입장에서는
혁명적 조직쇄신과 비용절감을 통해 새롭게 KB생명으로서의 기업문화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KB가 푸르덴셜의 우량한 유동성을 보고 거액을 벳팅했지만, 조직혁신이 없으면 말짱 꽝 아니겠습니까?
-전직 엘피-

청빈 2020-12-04 12:17:59
민사장은 알고있는거다.
수많은 고객을 두고 있는 고실적 엘피은 회사를 못떠난다고.
그래서 함부로해도 괜찮다고.

돌아온탕자 2020-12-04 09:27:27
소통없는 경영은 결국 종말을 맞이 하게 됩니다

갬성 2020-12-04 09:22:47
어찌하다 푸르덴셜이 이지경이 되었는지...
고객으로서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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