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원의 밑줄긋기] 렌털 시장, 확장보다 내실 다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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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원의 밑줄긋기] 렌털 시장, 확장보다 내실 다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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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하주원 기자] 올해 렌털 시장 규모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코로나19 불황은커녕 수혜를 입어 렌털 서비스를 시행하는 기업의 매출이 상승했고 렌털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늘었다. 

특히 가전의 경우 개인 청결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등 위생·환경 가전이 집중 수혜를 받았다. 또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집콕'족이 늘면서 얼음정수기 냉장고, 맥주 제조기, 안마의자, 김치냉장고, 커피머신, 식물재배기, 펫 가전 등으로 렌털 시장이 더욱 확대됐다. 

올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40조1000억, 렌털 가입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내년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10조원 더 늘어난 5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015년(24조5000억) 기준 약 6년 만에 2배 성장한 것이다. 

렌털 서비스는 월별 이용료를 지불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사용자는 원하는 기간만큼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정기적인 전문 관리뿐 아니라 낮은 초기 비용, 재계약 시 새 제품으로 교체돼 신경 쓸 일이 많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의 경우 소비자가 지불하는 월 사용료 '렌털비'는 고정적인 수입원이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도 생활 편의성과 위약금 등으로 해지하는 일이 드물어 기업 안정성을 유지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중간 렌털 위탁 기업이 급격히 늘고 제대로 된 사후 처리를 받지 못하는 등 시장 성장이 저해되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점들은 렌털 자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키운다. 일례로 올여름 국내 렌털 시장에서 규모가 큰 한 업체의 파업으로 AS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길게는 2달 이상 소비자들이 큰 불편함을 겪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위생이 더욱 중요해져서 수위가 낮지 않았다. 

또 국내 몇몇 가전·렌털 업체가 출장 수리 횟수를 줄인 데다 출장비를 올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비용은 20% 이상 올린 반면 출장 횟수는 10번 중 2회가량 줄어들었다. 기업에서는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기업이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내해도 출장비에서 오는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출장 건수를 줄이기 위해 전화나 온라인으로 하는 응대도 한계가 있는 지적이 나온다. 

또 기업 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얻은 적자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 반영으로 오는 소비자 부담도 예외는 아니다. 

이 외에도 '렌털 서비스 비용', '부가혜택', 장기 '의무 사용 기간', 위약금 비율, 제품 서비스에 비해 과도하게 책정돼 '고금리 장기 할부 매매' 등에 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월 이용요금을 제때 지불해도 시의적절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불평이 나오는 이유다. 

렌털 서비스는 산업계에 블루칩으로 다시 떠오른 현재 소비자 라이프스타일도 과거에 비해 렌털을 더 선호하는 쪽으로 급변하고 있다. 품목 다양화는 물론 렌털 서비스 산업군도 점진적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 렌털 시장에 대해 단순 제품 렌털이 아닌 빅데이터, Iot, AI 등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지금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 시장 규모만 커진다는 것은 사용자들의 또 다른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기업에서도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정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단순 계정 수 늘리기, 시장 점유율, 출시에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으로 건강한 성장을 도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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