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우리나라 가계빚(신용)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등한 전세금을 마련하거나 집을 사고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 너나할 것 없이 빚을 낸 결과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 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3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 대비 44조9000억 원(2.7%) 늘었다. 이 증가 폭은 지난 2016년 4분기 46조10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현재 잔액은 158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이고, 3분기 증가액(39조5000억 원)은 2016년 4분기(41조2000억 원)에 이어 2위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890조4000억 원)은 3분기에만 17조4000억 원 불었다. 증가폭이 2분기(14조8000억 원)보다 더 커졌고, 2016년 4분기(24조2000억 원) 이후 3년 9개월 내 최대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695조2000억 원)도 3분기에 22조1000억 원이나 뛰었다. 증가액은 2분기(9조4000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모두 전분기보다 늘어나면서 주택자금 수요가 있었고 주식자금 수요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더해지며 기타대출이 역대 최대 증가폭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