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착한가격' 소비자 '저질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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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착한가격' 소비자 '저질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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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출혈 마케팅' 협력사 쥐어짜기…質저하 악순환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협력업체를 압박해 납품단가를 낮춘 것뿐이다."(유통업계 관계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들의 가격파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후유증'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협력업체에 대한 '가격압박' 수위가 높아져 소비자들이 저질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상은 하청업체 쥐어짜기 밖에 안 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1위 이마트는 올 한해 일부 품목의 가격을 동결시켰다.

 

신라면, 삼양라면, 큐원 중력밀가루에 이어 최근에는 풀무원, 피앤지, 델몬트 등 카테고리별 1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19개 상품을 추가로 가격인하·동결키로 했다.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 가격정책'의 연장선 개념이다.   

 

홈플러스는 시중가보다 저렴한 PC용 모니터와 더불어 1000원짜리 국산 생닭(500~600g)을 내놔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세간에 화제를 뿌린 '통큰' 시리즈의 당사자인 롯데마트는 단연 돋보인다. 후라이드치킨부터 시작해 넷북, 한우, TV겸용 LED모니터에 이르기 까지 분야를 넘나든 가격파괴 행보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슈퍼마켓에도 이 같은 바람은 그대로 불어 닥쳤다.

 

GS리테일은 최근 일반제품보다 중량과 크기가 4배 이상 크지만 값은 저렴한 '위대한 버거'를 출시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부터 중소형 슈퍼마켓에 이르기까지 당분간 출혈성 가격파괴 움직임은 유행처럼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상품군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른바 '부메랑 효과'. 상품가격이 용량 변화와 무관하게 낮아지면 품질 하락의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저마다 가격경쟁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협력업체 쥐어짜기 밖에 안 된다""가격을 낮추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다거나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낮췄다는 식의 (대형마트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라면, 우동과 같은 면류에 대한 판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해당업체에 (납품가를 내려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이들은 면류 외에 다른 제품들도 납품하기 때문에 혹시나 대형마트가 거래를 끊지 않을까 하는 부담이 (협력업체들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싼 값에 저질 상품소비자 혜택 어려워"

 

또 다른 관계자는 "납품단가가 낮아지면 (협력업체들은)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를 하나라도 빼서라도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 할 수 밖에 없다""싼 값에 저질 상품을 구매하는 것과 같아 소비자들이 혜택을 입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납품가압박소비자가하락품질하락'이라는 공식으로 압축된다. 대형마트의 자체상표(PB)제품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추세가 이를 일정부분 방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에 제출한 '대형마트 PB제품 식품관련 이물신고, 수거부적합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PB상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건수는 2008 13, 2009 25, 지난해 상반기 35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최근까지도 특정 업체의 사탕, 건어물과 같은 PB상품이 이물질 사고를 일으켜 정부당국의 '철퇴'를 맞기도 했다. '가격대비 성능'을 내세우는 PB상품이 대형마트 저가상품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저가경쟁으로 인한 소비자피해 확대가 점쳐진다.

 

익명을 요구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대형마트와 하청업체간의 납품가격을 체크하는 '신문고식'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현재의 유통구조는 대형마트들의 배만 불리도록 돼 있어 하청업체와 소비자들이 피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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