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수에 직격탄 맞은 외국계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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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수에 직격탄 맞은 외국계 은행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1월 1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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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SC제일은행, WM과 기업금융에 집중하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아
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외국계은행인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두 은행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의 증가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기업금융과 WM에만 집중된 단순한 포트폴리오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포트폴리오를 고수할 경우 두 은행의 향후 전망이 어두울 수 밖에 없다고 예상한다. 

우선 씨티은행은 올해 3분기 2999억원의 총수익과 7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지속된 저금리에 따른 NIM 축소로 이자수익까지 감소했다. 씨티은행의 이자수익은 전년동기대비 11.7% 감소한 2129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사업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올렸지만 저금리 환경과 신용카드 소비 감소 등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3분기 대손충당금은 신용카드자산의 감소와 지난 2분기 코로나19 관련 선제적인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55% 하락한 230억원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9.1% 줄어든 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829억원을 거뒀지만 이마저도 28.1% 가량 떨어진 수치다.

SC제일은행은 3분기 이자수익으로 2415억원을 거뒀다. 2358억원을 벌어들였던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또한 씨티은행이 이자수익 부분에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이자수익의 배경에는 저금리로 NIM이 하락했지만 대출자산 확대와 저원가성 예금 예치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이 99.14%까지 하락한 원인에는 충당금 전입액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SC제일은행의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0억원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전반적인 경제 악화로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한 것이다.

줄곧 강세를 보여왔던 비이자수익까지도 감소한 모습이다. SC제일은행의 비이자수익은 706억원으로 1379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 48.80%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와 함께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영업 방식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두 은행 모두 국내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업점의 수도 적다. 따라서 두 은행은 리테일 영업보다는 WM과 기업금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WM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를 겪으며 펀드와 방카슈랑스에 대한 고객들의 시선이 바뀌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확산은 국내 기업들을 휘청거리게 했다. 기업금융에서도 두 은행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처럼 비은행 부문이 없는 것도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WM과 기업금융이라는 두 가지 포트폴리오로는 코로나19라는 변수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WM과 기업금융은 시장이 좋지 못할 경우 이윤 창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계 은행이라는 점에서 영업점을 줄이고 효율화만을 강조한 것이 독이 됐다"며 "현재 금융시장은 비대면으로 전환이 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영업에서 성과를 내는 이유는 많은 영업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객 수를 그만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두 은행은 효율화라는 이유로 영업점을 대폭 축소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을 낸다고 해서 재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고 본국으로 보내기 때문에 발전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없다"며 "국내 시중은행처럼 비은행부문이 있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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