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세월을 역행하는 픽업트럭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상태바
[시승기] 세월을 역행하는 픽업트럭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넉넉한 실내와 적재공간, 넘치는 파워…온·오프로드 가능한 다목적 북미산 픽업트럭
웅장한 포즈를 자랑하는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사진=이범석 기자
웅장한 포즈를 자랑하는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사진=이범석 기자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IT와 AI, 디지털 문화가 자동차와 결합한지도 10여년 이상이 지나면서 오늘날의 자동차 대부분은 디지털 기기라 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미국 정통 픽업트럭인 '리얼 뉴 콜로라도'를 시승하면서 그 기준이 깨졌다.

북미 지역의 터주대감 격인 쉐보레 콜로라도는 국내 시장에 도입되면서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드라이버들에게 잠시 과거로의 회기를 경험케 하는 듯 했다.

처음 만난 콜로라도의 외관은 한마디로 "와"였다. 우선 듬직하게 포즈를 취한 모습이 마치 기함을 보는 듯 웅장함에 입이 쩍 벌어졌다. 반면 한편으로는 아파트 주차장에서의 주차가 약간 걱정되기도 했다.

콜로라도는 부분변경을 거치며 신규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하고 하단 범퍼 가니쉬 디자인을 다듬어 한층 세련된 인상으로 태어나 테일게이트에 브랜드명을 좌우로 깊게 음각으로 새겨 넣으면서 클래식한 느낌을 한껏 살렸다.

아울러 꼼꼼하게 마감된 적재함은 미끄럼 방지 처리 된 스프레이온 베드 라이너 코팅으로 부식이나 손상으로부터 차량을 보호했고 산악자전거부터 바이크, 서핑보드까지 어렵지 않게 실고 내릴 수 있도록 이지 리프트 및 로워 테일게이트를 적용했다.

국내 주차장 규격을 무시한 웅장한 크기의 '리얼 뉴 콜로라도'. 사진=이범석 기자
국내 주차장 규격을 무시한 웅장한 크기의 '리얼 뉴 콜로라도'. 사진=이범석 기자

전면 그릴 중앙에 자리한 쉐보레 로고는 야간시 헤드램프와 함께 은은한 불이 들어오면서 포인트 역할을 했다. 또한 측면의 도어 하단부에 자리한 사이드스텝은 높은 차고로 인한 승·하차를 지원했다. 길게 빠진 5미터가 넘는 길이는 다양한 공간 활용도를 짐작케 하는 동시에 국내 주차장 규격을 다시 한 번 떠 올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역시 넉넉하게 빠졌다. 푹신한 시트와 곳곳에 위치한 다용도 포켓도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였다. 그런데 "헉" 놀라움을 주는 대목은 자동차 시동과정에서다. 지금까지 시승한 모든 자동차는 버튼 시동장치를 갖추고 자동차 키는 스마트키가 당연시 됐다. 콜로라도만 빼고...

자동차 키를 보는 순간 시간을 거스른다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운전석 우측의 키박스에 키를 꼽고 돌려 시동을 거는, 이른바 19세기의 자동차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능이었다. 또 한가지 우람한 거구에 사이드미러가 수동 접이식으로 돼 있어 차량에 타고 내릴 때 마다 좌우를 오가며 사이드미러를 접고, 펴야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서 잠깐 불편했던 일들은 깔끔하게 잊었다. V6 3.6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된 파워트레인 덕에 조용하고 강력한 힘으로 내달렸다. 소음이나 주행에 있어서는 세단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특히 높은 지상고 덕에 넓은 전방 시야 확보는 물론 큼지막한 좌우 사이드미러는 더 넓은 시야 확보를 지원해 운전에 편의를 더했다. 여기에 깨알 아이템으로 보이는 운전석 사이드미러 상단에는 측면 접근 차량을 볼 수 있는 사각지대 미러가 자리해 있어 사이드미러 전동조절과 연동돼 있었다.

다양한 기능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채택하면서 실용성에 포인트를 준 '리얼 뉴 콜로라도' 실내. 사진=이범석 기자
다양한 기능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채택하면서 실용성에 포인트를 준 '리얼 뉴 콜로라도' 실내. 사진=이범석 기자

이 외에도 콜로라도는 운전자 중심의 아날로그 버튼과 시트 조절장치, 다이얼 방식의 주행환경에 타른 주행방식 변경 장치 등 21세기 디지털 자동차와 많은 부분에서 차별성이 돋보이는 자동차 였다. 반면 콜로라도의 파워트레인은 일상 주행에서는 6개의 실린더 중 4개만 사용하는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으로 고유가를 대응하는 기능이 눈에 띄지 않지만 탁월한 기능으로 꼽혔다.

한편 픽업트럭의 장점 중 하나인 트레일링 기능도 견인 능력 3.2t으로 최강의 견인력을 자랑했다. 아울러 트레일러 하중에 따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하는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을 장착하고 트레일러 체결 시 후방 카메라로 위치를 확인시켜 주는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언덕밀림을 막아주는 힐 스타트 어시스트 등이 적용되면서 본질에 가장 충실한 픽업트럭임을 증명했다.

고속도로나 급커브, 비포장도로, 자갈길, 오르막과 내리막길 등 다양한 도로상황에서 이뤄진 시승에서는 모두 별 다섯 개를 줄 만한 성능을 과시했다. 다만 국내 주차장 기준을 무시한 차량의 크기는 주차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아파트 주차장에서의 주차와 진·출입에 있어 운전이 서툰 사람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첨단 기능을 생각하는 이들은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낚시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레져 활동과 적은 부담의 자동차세, 과수원 등에서는 최고의 자동차가 될 것으로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