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의 금융맵] 보험료 카드납부의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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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의 금융맵] 보험료 카드납부의 순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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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추진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이 대표발의 되면서 보험사들의 난색이 짙다. 해당 개정안은 보험사가 신용카드, 직불카드, 선불카드로 보험료를 납부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자를 불리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의 보험료 카드결제 비중은 현저히 낮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18개 생명보험사의 원수보험료(16조1225억원) 대비 카드결제 비중은 4.5%(7176억원)로 나타났다. 16개 손해보험사의 경우 원수보험료(19조5380억원) 대비 카드결제 비중이 28.8%(5조6343억원)로 생보사보다는 높았다.

생보사 가운데 카드결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라이나생명(35.1%)이었다. 이어 AIA생명(14.6%), 신한생명(12.0%), KB생명(10.1%) 순으로 나타났다. 손보사 중에서는 AXA(악사)손보(81.8%)가 가장 높았으며 하나손보(63.3%), ACE손보(53.0%)가 2,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화재(28.4%), 현대해상(26.1%), DB손보(26.9%) 등이었다.

보험업계는 수수료 부담, 고객 간 형평성 등을 이유로 보험료 카드납부에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가 확대되면 카드수수료도 문제지만 현금이 들어오기까지 공백이 생겨 자금 운용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납부하는 고객의 보험료까지 함께 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여기엔 분명히 순기능도 작용한다. 신용카드 결제가 활성화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많아진다. 결제 편의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보험료 납부액을 카드사용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 당장 현금이 없어 보험료가 밀리는 불상사를 방지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 고객의 유입을 늘릴 수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카드납부 허용 시 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보험사 카드수수료율은 1.8~2.2% 수준이다. 보험사의 카드가맹점 여부와 결제대상 상품 범위는 카드사와 보험사간의 계약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보험사들은 카드결제가 가능하려면 카드 수수료가 1%대로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보험사에만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가 소비자와 상생하기 위해선 카드사와 제휴를 통한 '카드 일시납' 제도를 고려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12개월치 보험료를 한 번에 결제하면 카드사가 보험사에 수수료를 감면해주는 방안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카드 할부 대신 일시납으로 물건을 구매하면 할인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폭제가 되면서 언택트(비대면) 보험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서 카드결제는 필수불가결하다. 카드결제가 안 되는 온라인 상점은 없다. 보험사들은 이를 받아들여 소비자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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