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설계사 이탈 '가속'…보험금 지급 더 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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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설계사 이탈 '가속'…보험금 지급 더 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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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종합검사 결과 암보험금 미지급 '최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삼성생명의 전속 설계사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보험금 미지급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삼성생명 종합검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다수의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암환자별로 사정이 다 달라 상황에 맞게 지급하고 있다"며 "금감원의 권고를 최대한 수용해 지급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금감원의 암 입원 보험금 분쟁 지급권고 296건 가운데 186건(62.8%)만 지급했다. 이어 98건(33.1%)은 일부수용, 12건(4.1%)는 불수용했다. 지급권고에 대해 불수용한 생보사는 삼성생명이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의 신입 설계사 이탈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문제는 설계사들 사이에서 평판이 낮아져 모집률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악화하고, 이에 따라 보험금 지급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을 때보다 안 좋을 때 보험금 지급이 더욱 어렵다"며 "힘들수록 지출을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보사 전속 설계사는 2014년 12만4595명에서 올 상반기 9만3915명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말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3개 생보사의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평균 44.8%로 전년 동기(39.9%) 대비 4.9% 증가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38.8%로 가장 낮았다. 즉, 1년 이상 일하며 자리 잡는 설계사가 3명 중 1명에 그친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의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지난해(40.4%)보다 1.6%포인트 하락해 빅3(삼성·교보·한화) 생보사 중 유일하게 내리막을 걷고 있다.

설계사들의 이탈률이 높은 데는 몇 년 새 생명보험 성장이 둔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양호한 손보사나 GA(법인보험대리점)로 이동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생보업계는 수입보험료 기준 2016년 -0.4%, 2017년 -3.9%, 2018년 -5.1%, 2019년 -1.4% 등 꾸준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전속 설계사 이탈은 직접적으로 회사의 영업력 손실을 초래하고 채용·교육훈련 비용의 증가를 유발한다. 간접적으로도 유지율 관리, 수익성, 기업평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설계사의 잦은 이직은 승환계약 등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 정착률이 높을수록 보험 계약도 오랜 기간 유지되는 상관관계가 관찰된다"며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해선 설계사가 조기에 탈락하지 않고 조직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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