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삼성화재 노동조합(이하 삼성화재 노조)이 삼성화재 서울 영등포 사옥에 둥지를 틀었다. 앞서 삼성화재 노조는 지난 2월 총회와 규약제정 등의 절차를 마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삼성화재 노조는 삼성화재에서 68년 만에 처음으로 생긴 노동조합이다. 이번 노조 사무실 개소를 통해 향후 활동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노조는 20일 삼성화재 서울 영등포 사옥 12층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개소식을 개최했다. 개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됐다.
이날 개소식에는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 위원장, 황병관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 방대원 삼성화재 상무(인사팀 담당임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오상훈 노조위원장은 "우리 노조가 태어난 시기가 겨울이라서 그런지 너무 힘들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사측 대표로 방대원 상무가 참석했지만 사측의 무노조 경영으로 옷 한 벌 없이 겨울과 봄, 여름을 지내야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화재 노조가 생겼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특히 사측이 주도로 한 평사원협의회는 이제 해체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평사원협의회를 유지하는 것은 사측이 여전히 무노조 경영을 원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우리 노동조합도 사실 본사 입주를 원했지만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며 "이제 우리 노동조합이 조직화의 첫걸음을 내딛고 있기 때문에 삼성화재 전 직원이 당당히 노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이 없는 혁신이 어디 있겠느냐"며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노조의 역할도 달라지고 삼성도 노조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소식을 통해 삼성의 노사관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노사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노동조합 볼모지라 할 수 있는 삼성에서 500명이 넘는 조합원을 조직한 오상훈 위원장님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힘이 여당과 함께 노동정책에 있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화재 노조가 사무실을 개소하며 향후 활동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다. 삼성은 여전히 노사협의회인 '한마음협의회'를 앞세워 노동 3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초 사측과 삼성그룹노조연대는 임금협상을 15차례 진행했고, 노사는 각각 3%와 2%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임금협상 진행 중에 사측이 노사협의회인 '한마음협의회'와 일방적으로 2% 임금인상에 합의하고 이를 노조에 수용하도록 강요했다는 점이다.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삼성그룹노조연대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울산 △삼성웰스토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7개 노조로 구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