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시장 신뢰 급감...랩어카운트에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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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시장 신뢰 급감...랩어카운트에 '뭉칫돈'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0월 20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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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적극적 시장 공략에 자금 몰려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사모펀드 사고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랩어카운트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 잇따른 사고로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가 급감하면서 랩어카운트를 찾는 가입자들이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잔액은 120조8874억원으로 연초 대비(116조7947억원) 4조원이 넘게 증가했다. 고객 수는 3만명, 계약 건수는 2만건 이상 늘었다.

연초 이후 국내외 주식형 펀드 잔액이 14조원(국내형 14조3,412억원·해외형 894억원) 넘게 감소한 공모펀드, 9월 설정액이 4조3,972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8,631억원)와 비교해 30% 이상 감소한 사모펀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 운용, 투자 자문을 통합 제공하는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다. 투자 편의성이 높아 한때 증권사의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2015년 사모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사고로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가 급감하고 판매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랩어카운트는 △최소 가입금액 및 수수료율 인하 △해외 주식 및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으로의 자산 다양화 등 증권사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맞물리며 총 잔액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장기화로 오갈 데 없는 투자금이 몰려들었고 판매처에서도 소비자들의 우려가 큰 사모펀드보다는 랩어카운트 가입을 권고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랩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KB증권은 리서치센터의 글로벌 투자전략과 미국 주식 종목 선정을 바탕으로 운용하는 'KB 에이블 미국대표성장주랩'을 출시했다. 꾸준한 이익 성장을 이어가는 미국시장 상장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일정 부분 방어주를 편입해 시장 변동성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이다. KB증권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서비스인 'KB 에이블 어카운트'는 출시 3년 3개월 만에 잔고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신자산관리 플랫폼인 'NH크리에이터 어카운트'는 출시 약 10개월만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NH크리에이터 어카운트는 고객 맞춤형 지점운용형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 방식 서비스)로 국내외 주식, 채권, 금융상품을 고객의 투자성향과 니즈에 맞춰 매수할 수 있도록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대신증권은 국내 상장 리츠, 부동산 공모펀드 등 인컴형 자산에 투자해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대신 밸런스 리츠펀드랩'을 최근 출시했다. 오피스, 상업시설, 임대주택 등 부동산 섹터별 성장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리밸런싱 한다. 배당 성향이 높은 리츠와 부동산 공모펀드를 편입해 일정 수익을 담보하면서 매매를 통한 자본차익도 얻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시장이 잇따른 사고로 인해 불신이 커지면서 주춤한 가운데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고가 늘어나는 등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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