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vs 정부…행장 선임에 멍드는 '수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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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 vs 정부…행장 선임에 멍드는 '수협은행'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0월 15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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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와 정부 기싸움에 차기 수협은행장 선임 난항…2017년 '데자뷰'
사진=Sh수협은행
사진=Sh수협은행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Sh수협은행의 차기 행장 선출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협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수협은행 행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자를 다시 공개모집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수협은행 행추위가 차기 행장 후보자를 재모집하는 것에 대해 정부 측 위원들이 원하는 '관료' 출신이 부재하기 때문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지난 12일 오전 9시부터 숏리스트 5인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후보자들은 30~40분간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숏리스트의 포함된 5인은 △강명석 전 수협은행 상임감사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대표 △김진균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김철환 수협은행 부행장 △손교덕 KDB산업은행 사외이사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5인 모두 금융권에서는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강명석 수협은행 전 상임감사는 지난 2017년 수협은행 행장 후보자 리스트에 포함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협은행 행추위는 후보자를 정하지 못하고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는 서류전형부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오는 20일까지 후보자 2차 공모를 받기로 했다. 이에 향후 면접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24일 예정된 이동빈 행장 임기를 넘겨 다음달 쯤에나 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은행 측은 행장 후보자군의 인력풀을 넓히기 위해 재공모를 결정했다고 하지만 일각에선 수협중앙회와 정부의 기싸움이 한참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수협중앙회의 추천 인물 2명과 해수부·기재부·금융위 등 정부부처가 추천한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행장 선임을 위해서는 행추위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따라서 4명의 위원이 동의해야한다. 수협은행의 이러한 독특한 행장 선임 방식은 정부에게 지원 받은 공적자금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100% 지분을 가진 수협중앙회와 1조7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가 행장 선임 절차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수협은행은 지난 2017년 수협중앙회로부터 54년 만에 분리되며 첫 행장 선임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도 정부와 수협중앙회의 기싸움으로 인해 3번의 공모와 9번의 회의를 거쳤지만 번번이 실패하며 임시방편으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수협은행은 과거와 같은 경영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차기 행장 선임이 마무리 될 때까지 이 행장이 경영을 할 것이라 전했다. 실제 이 행장은 지난달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사말을 통해 차기 은행장 선임이 마무리 될 때까지 경영 공백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장은 정부의 공적자금을 상환하면서도 민간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경영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여기에 수협중앙회와 정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어 굉장히 복잡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장 후보자들의 인력풀을 넓히기 위해서 재공모에 돌입했다고 하지만 과거에도 행장 후보 공모에 4명만 지원한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현재의 행장 후보군에서 수협은행장이 최종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행장 선임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며 "이번 행장 후보군 재공모는 인력풀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빈 행장이 후임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경영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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