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김영사/1만3800원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해도 나 아닌 다른 존재와 함께 지내기는 쉽지 않다. 잠깐의 여행이 아닌 한 달이 넘는 '살이'라면 더욱 그렇다. 함께해서 기쁘지만 함께라서 피곤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에게 여과 없이 불쾌한 감정을 툭툭 내뱉기 십상이다.
저자 역시 그렇다. 책에는 저자의 엄마 '복희 씨'와 소중한 남편이자 이 책의 그림 작가인 '박조건형'이 제주에서 함께한 '살이'가 담겼다. 불편하고 답답하며 맘에 안 드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서로 다른 개성의 세 사람이 사십 일간 부대껴 함께 생활하고 여행하는 시간이 마냥 좋기만은 어렵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놓지 않는다. 불쑥 튀어나오려던 가시 돋친 말을 꾹 삼키고 상대방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며, 조심스럽게 상대의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한다. 천천히 이해해간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예의와 태도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하나둘 접하다보면 엄마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나 미안함, 애잔함 등의 감정이 되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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