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이민미 라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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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민미 라카 대표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0월 12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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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미 라카 대표
이민미 라카 대표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색조 화장품은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최근 유명 여성들이 차지해온 메이크업 제품 광고 모델을 남성 아이돌이 전면으로 내세워지고 있는게 그 지표다.

이 가운데 '한국 최초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세운 브랜드가 있다. '라카코스메틱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민미 라카 대표는 모든 제품에 대해 성별을 구분 짓지 않고 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로도 여성 모델뿐만 아니라 블러셔와 립스틱 등으로 색조화장을 한 남성 모델을 쓴다.

"취향에 맞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외치며 남녀 모두를 위한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민미 라카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라카(LAKA)는 어떤 회사인가요?

== 라카코스메틱스는 본질적이고 시대적인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담은 뷰티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레이블 같은 곳입니다. 광고업을 함께하던 멤버들과 의기투합해 일궈낸 회사로, 지난 2018년 2월 브랜드 '라카'를 론칭했습니다. 라카는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로, 모든 제품에 대해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여성과 남성 모두의 룩을 제안하는 실용적인 브랜드입니다. "취향에 맞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시대적인 브랜드 철학을 내세워 모두가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 10년간 몸을 담았던 광고업을 뒤로하고 화장품 회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요?

== 대학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광고업계에서 약 10년간 쌓았는데요. 마지막 4년 동안은 직접 창립한 광고대행사에서는 스킨케어·색조·쥬얼리 등 뷰티 업종에서의 포트폴리오를 집중적으로 쌓았습니다. 광고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매력적인 무언가'로 대중을 설득하는 창작업인데 뷰티 역시 아름다운 것을 다루는 일이라는 데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브랜드를 다루는 일보다 처음부터 인고하고 끝까지 만들어내는 '본질적인 브랜드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그로 인해 라카코스메틱스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Q. 광고계에서 다져온 다양한 경험들이 라카를 이끄는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습니다.

== 맞습니다. 당시에는 브랜드 창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광고 업무 자체가 주는 인사이트들을 주로 수집하곤 했는데, 현재에 와서 돌아보니 이때 얻은 다양한 경험들이 브랜드를 키워가는 데에 큰 밑거름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젠더 뉴트럴'을 지향하게 된 계기는요?

== 뷰티 브랜드를 만든다면 시대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하고 그 메시지는 '가장 보수적인 것에서' 먼저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시대적인 흐름에 대답하는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한다면 가장 반대 급부에 있는 메이크업 브랜드를 통해 응답하는 것이 시대적으로 의미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 '젠더 뉴트럴' 콘셉트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Q.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사용하기 위한 화장품 개발에 있어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 실용성입니다. 라카의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어떤 컬러를 골라도 실패할 확률이 없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는 라카가 컬러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기도 합니다. 라카의 컬러들은 얼핏 보면 대체로 편안하고 무난합니다. 그래서 어떤 것을 골라도 누구에게나 잘 어울려요. 하지만 흔한 코랄에 약간의 브릭을 섞고, 뻔한 레드에 오렌지를 살짝 부여하는 방법으로 무난하지만 어딘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기대했던 무난함 보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쉬운 텍스쳐 속에,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컬러를 신선하게 담는 것. 이것이 라카가 사랑받는 이유일 거라 생각합니다.

Q. 모두를 공략하는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며 힘든 점, 어려운 점이 있나요?

== 힘들거나 어렵기 보다 우리 브랜드의 '특별한 과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낯선 것'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섬세한 노력이 그것입니다. 전 세계 산업의 다양한 트렌드 중에서 '젠더 뉴트럴', '젠더리스'가 부각되는 만큼, 메이크업 산업이 젠더의 구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굳이 부정할 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갑자기 사실적인 현실이 될 때는 기성의 흐름을 유지하려는 완력들도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그루밍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남성의 입장에서는 라카의 룩과 메시지들이 '이제 남성도 화장을 해야 한다.'는 강압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러한 완력들을 말랑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성별이 아닌 취향의 문제"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화보와 영상 컨텐츠, 카피라이팅을 통해 꾸준히 소통하려고 하죠. 여성이라서 해야 하고 남성이라서 하지 못할 일이 아니라 취향과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게 뷰티의 즐거움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라카가 가진 특별한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올해 초 레페리부터 15억 원의 투자를 유치 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어떤 변화와 발전이 이뤄졌나요.

== 외부 자본을 유치했던 가장 큰 이유가 '인디 브랜드'에서 '대중 브랜드'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투자 유치 후 신생 브랜드로서는 집행하기 어려웠던 TV광고나 대규모 캠페인 등 소비자와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광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습니다. 라카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한 단계 점프 시키기 위한 아주 중요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Q. 라카는 해외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나요? 진출 계획 중인 나라도 궁금합니다.

== 한국 시장에서 여느 인디 뷰티 브랜드 보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라카에게 해외 편집숍 및 유통사들의 러브콜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단순히 유통망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에 최적화된 브랜딩 토대를 만들고 싶어 신중하다 보니 조금은 느리게 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본,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초기 브랜딩을 쌓고 있으며 미국과 베트남 론칭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라카의 향후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전략도 함께 말씀해 주시죠.

== 라카의 모든 컬러들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오랫동안 계획했습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잠시 미뤄두게 됐지만 내년에는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봅니다. 오직 라카로만 채워진 공간 속에서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들을 조금 더 깊이 전달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하고 소비자에게 더욱 친밀해지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 젠더 뉴트럴 철학을 다루는 아시아 유일의 브랜드인 만큼, 기조를 잃지 않고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 이민미 라카 대표는?

1988년 생으로 한신대학교 광고홍보학 학사를 졸업한 뒤 2008년 비욘드마케팅그룹에 입사했다. 2012년 디지털다임 광고본부 팀장을 거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광고대행사 브랜디피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2018년 2월 라카코스메틱스를 설립해 현재 대표 겸 브랜드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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