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자극하는 '자동차 한정판 출시'의 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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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자극하는 '자동차 한정판 출시'의 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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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적은 투자로 신차급 출시 효과 '톡톡' vs 소비자, 특별함 없는 한정판 '지적'
람보르기나 아벤타도르 한정판 에디션(아래)과 마세라티 기블리 레벨레 에디션(위). 사진=각 브랜드사
람보르기나 아벤타도르 한정판 에디션(아래)과 마세라티 기블리 레벨레 에디션(위). 사진=각 브랜드사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쌍용자동차가 최근 힘든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코란도와 티볼리의 리스펙 모델을 출시하며 내수 판매를 끌어 올렸다. 리스펙 모델은 국내 한정판 에디션 모델로 기존의 디자인에 옵션을 강화하고 뱃지 등 부분적인 특별함을 강조한 한정판 모델이다.

마세라티 역시 올해 기블리와 르반테 등에 대해 리벨레 모델을 전세계 30대 한정으로 출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가 선사하는 나만의 특별함을 제공했다. 마세라티 역시 외관 디자인 변화 없이 내외장 곳곳에 한정판 모델임을 알리는 이니셜이나 일부 옵션의 추가 또는 변경만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했다.

아메리칸 정통 오프로드 지프도 랭글러 루비콘 4도어를 레콘 에디션으로 출시하며 지프 동호인들 사이에 정통 지프만이 선사하는 '나만의 지프'를 소유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햇다.

이처럼 '세상에 단 한 대뿐인 나만의 자동차'라는 특별함을 갖고 있는 한정판(에디션) 모델에 대한 마니아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그 심리를 이용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방법이 한정판 출시다.

자동차업계는 물론 대부분의 (명품 등)제조회사들이 매년 한정판 모델 출시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의 한정판 출시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전세계 30대 한정 판매', '전세계 150대 한정판매', '국내 30대 선착순 한정판매' 등 한정판 출시에 대한 광고서 문구도 다양하다. 이 같은 이유는 최상급 프리미엄 제품이 몇 개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시킴으로서 소비자들로부터 "빨리 사야겠다"는 조바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실제 TV에서 매일 방송되고 있는 홈쇼핑에서도 이를 이용하고 있다. "지금 이 조건으로 드릴 수 있는 기회는 단, 10분밖에 안 남았다", "특별한 조건을 줄 수 있는 물량이 이제 몇 개 안 남았다" 등의 쇼 호스트들의 멘트와 함께 초침이 째깍거리는 소리를 크게 들려줌으로서 소비자의 심리를 조급하게 만든다.

멍청한 소비자들의 저자 범상규 단국대 교수는 "부자들의 소비 습관 중 하나가 남과 다른 나만의 특별함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심리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고자하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똑 같이 작용하기 때문에 '선착순, 한정판, 특별함' 같은 단어에 반응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정판 모델 출시에 대해 "한정판이라는 이름과 부합하지 않는 제품이 한정판으로 포장돼 쏟아지고 있다"는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A 자동차 동호회 관계자는 "요즘은 브랜드마다 한정판을 판매하고 있을 만큼 한정판이라는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아쉽다"며 "특히 일부 브랜드의 경우 한정판 모델이라는 이름만 달고 기존 모델과 똑 같은 상태에 글씨만 '에디션'이라 칭한 제품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가 한정판을 출시할 때는 나만의 특별함을 선사하기 위한 것인데 최근 들어 신제품 개발비가 없으면 뱃지 하나 달랑 달고 한정판으로 나오는 사례가 많다"며 "소비자 심리를 이용하는 것은 마케팅 방법이니 할 말은 없지만 자칫 잘못된 판단에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시키는 한정판 출시는 자제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정판 모델에 대한 명암이 엇갈리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일부 자동차에 대해 한정판 출시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일반 양산모델과 다른 외관을 선택하면 변경할 수 있는 세미튜닝 정도의 내외장 변경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하면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한정판 모델이라는 것은 희소성을 중시하기 위해 제작, 판매하는 자동차로 현대·기아에서는 일부 국제적 행사 등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모델은 있으나 특별한 한정판은 별도 운용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자동차 특성상 소비자가 구매 후 애프터마켓을 통해 나만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더 넓은 방법이 있고 관련 법적인 규제로 제작사에서는 변경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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