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의 요리조리] 샛별배송 이면에 남은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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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의 요리조리] 샛별배송 이면에 남은 부작용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0월 05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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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퇴근 후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장을 본다. 단 몇시간만 자고 일어나면 아침 식탁에 오를 식재료가 문 앞에 도착해 있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이 불 붙인 새벽배송 경쟁 덕택이다.

새벽배송을 위해선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인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막대한 투자로 인한 출혈 경쟁이 우려됐다. 한정된 수요를 많은 업체들이 나눠 가지려면 도태되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듯 현재 새벽배송은 없어서 못 이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코로나19로 외부 생활에 제약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이커머스였다. 식재료 주문 수요가 몰리면서 쿠팡과 마켓컬리에서는 식재료가 오전 중에 품절됐고 SSG닷컴은 배송일정이 순식간에 마감됐다.

하지만 '속도전'의 이면에는 부작용이 도사리고 있다. 배송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이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됐고 고객센터의 업무 과부하도 수면 위에 올랐다. 이커머스 물류센터들이 코로나19 시국에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커머스 업체에 걸린 과부하다. 필자는 최근 마켓컬리의 자체브랜드(PB) 식품을 구매한 후 불만을 느꼈다는 제보를 여러 건 받았다.

소비자 A씨는 마켓컬리가 1년도 더 전에 제조한 냉동 고등어를 판매하면서 제품 설명 페이지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마켓컬리 샐러드에서 나방이 나왔다며 제보 사진을 보내왔다.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제품의 품질보다는 마켓컬리 측의 부적절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불만사항을 수 차례 남기고 고객센터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첫번째 사례의 경우 A씨 외에도 여러 소비자들이 '제조일자를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기를 남겼지만 마켓컬리는 본지 취재가 들어간 후에야 상세 페이지를 수정했다. B씨는 9월 7일 오전에 1대1 메신저 문의를 남겼지만 본사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온 것은 9일 저녁이었다. 이후 18일까지 피드백을 주기로 했지만 연락은 없었다. 마켓컬리는 검사 결과가 나온 22일 오후에서야 B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발전해야 한다. 일부 악성 민원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콜센터 운영이 어려워지고 업무가 가중된 점을 잘 알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가 따를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한다. 이제 키는 업체가 쥐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비자 응대는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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