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골 깊어진 '한국지엠'…요원해지는 '경영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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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골 깊어진 '한국지엠'…요원해지는 '경영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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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건의 잇따른 불법 파견 소송에 임단협 파업권 확보까지…갈길 먼 '한국지엠'
노사간 합의가 결렬되면서 파업이 기정 사실화 된 가운데 40여건의 불법 파업 관련 소송까지 맞물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지엠(GM)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이범석 기자
노사간 합의가 결렬되면서 파업이 기정 사실화 된 가운데 40여건의 불법 파업 관련 소송까지 맞물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지엠(GM)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이범석 기자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한국지엠(GM)의 앞날에 드리워진 안개 속 행보가 갈수록 짙어지면서 성장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을 연초 경영 목표로 내세웠지만 잇따라 불거진 불법 파견관련 소송에 이어 한국지엠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까지 확보하면서 발목을 잡고 나섰다.

여기에 연초부터 확산돼 전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실적도 27% 감소하는 등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노사 간 엇박자 행보에 업계는 불안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4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의 노동쟁의 조정신청 건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받은바 있다.

이날 내려진 조정 중지 결정은 노사 간 견해차가 커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노조의 파업 행보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1일과 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찬성률 80%)에 따라 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일각에선 노조가 즉각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22일부터 사측과 교섭을 이어오고 있으나 성과급 지급 규모와 부평2공장의 신차 배정 문제 등에서 의견 차이를 보여 왔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1인당 2000만원 이상의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1월에 성과급 170만원을 지급하고 이후 실적 여부에 따라 내년 8월, 200만원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100만원을 별도 지급하겠다는 안을 제시해 노조 측과의 조율에 실패했다.

특히 노사는 부평2공장의 신차 배정 문제에 대해서도 큰 이견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노조는 트랙스와 말리부 등이 생산되고 있는 부평2공장의 미래 발전 방안 확보를 위해 차량 단종 이후에도 공장 폐쇄 또는 인력 구조조정 없이 신차 배정을 통한 일감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생산 수요 위축에 따라 부평2공장에 대한 신차 물량 배정은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지엠은 그동안 불거져 온 도급 직원들과 관련된 불법 파견 소송이 40여건에 이르면서 이에 대한 해결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지엠은 과거 하도급법 관례에 따라 차체 조립과 부품 생산 일부를 하청업체에 위탁 운영해 왔으나 법원으로부터 이 같은 행위 자체가 불법 파견이라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한국GM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고 업무를 진행한 직원들의 경우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관련법상 자동차 차체 제작, 도장, 조립 등 직접 생산과 관련된 업무는 파견 노동자들이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 이후 한국지엠의 도급 직원들은 소송에 나서면서 '근로자 지위 확인 및 체불 임금 지급 소송'이 40여건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와의 대화는 계속 진행 중에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회사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 파견관련 소송이나 노조파업 등 힘든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경우 본사 측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지엠이 투자에 대한 이윤은 없고 지속된 투자만을 요구하게 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단의 조치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일련의 사태들이 원만히 해결돼 정상 가동되길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업계 관계자들도 "한국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 갈등은 본사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판매 전략이 달라지는 시점에 노조의 파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절대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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