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미 가즈마사/비채(김영사)/1만 4500원/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사형은 왜 있는 걸까? 범인이 죄를 반성하라고?"
'무죄의 죄' 저자인 하야미 가즈마사는 '사형'이라는 뜨거운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 속에 녹여놓았다. 그러면서 은밀하고도 능청스럽게 독자를 딜레마의 영역으로 옮겨놓는다.
작품 속 가해자와 피해자, 사형 찬성론과 사형 반대론, 상반된 양쪽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 누군가에게는 이 작품이 제도와 사회의 빈틈을 예리하게 포착한 사회파 미스터리로 느껴질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한 여자의 처절한 인생이 담긴 절절한 드라마로 독자를 찾아갈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다나카 유키노'라는 이십대 여성이 옛 애인에게 원한을 품고 집에 불을 질러 그의 아내와 두 아이를 죽인 죄로 사형을 선고 받는다. 세상은 이 악마를 교수대에 세우기 바라지만 유키노는 한마디 변명도 반성도 없이 교도소에서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면서 유키노를 아는 사람들의 증언과 고백이 쌓여갈수록 잠겨 있던 무거운 진실히 서서히모습을 드러내고 재판 관람이 취미라는 한 여자의 회상을 통해 유키노와 관계된 여러 인물의 눈과 입을 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작품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고 야마모토슈고로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소설 자체의 작품성도 평단을 통해 인정받았다. 서점 직원부터 독자, 평단까지 이야기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매혹시킨 셈. 어떤 매력으로 '역주행'을 이룩했는지 한국 독자들이 직접 확인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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