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만 강조'하는 북한…사살한 사건에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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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만 강조'하는 북한…사살한 사건에는 '침묵'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25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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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과 대조되는 상황…북한 입장 나올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북한이 서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뒤 불태운 사건에 대해 현재까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는 25일 남측 공무원 사살 사건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청와대가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지만 무시로 답한 모양새다. 노동신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 장벽'을 강조하는 기사만 실렸다.

노동신문은 '방역 부문 일군들이 무거운 책임을 다하자'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방역 부문이야말로 인민보위, 조국보위의 전초선"이라며 "일군(간부)들이 최대로 각성 분발하여 우리의 방역장벽을 더욱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강·하천에 대한 방역학적 감시를 보다 강화해 물에 떠내려 오거나 강 유역에 쌓인 물체, 오물 등을 철저히 방역학적 요구대로 처리하는데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강·하천들에 감시 초소가 증강되고 책임적인 일군들로 감시역량이 보강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피격 사건' 당시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앞서 북한은 박왕자씨 피격 사건 발생 다음날인 7월 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남조선 관광객이 우리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강산지역 군부대 대변인 역시 다음 달인 8월 3일 특별 담화를 통해 "전투근무 중에 있던 우리 군인은 날이 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의 시계상 제한으로 침입대상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식별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시에는 북한 신참 초병의 '근무경계수칙'에 따른 우발적 총격 사건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북한은 사건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면서 거듭 '사고'라고 주장하며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종 공무원을 식별한 후 수 시간 뒤에 해군 계통의 상부 지시를 받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기 때문에 결이 다르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도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의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한도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비무장 민간인에 대해 총격을 가했기 때문에 북한이 어떠한 입장을 내놓더라도 국제사회의 인권 경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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