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기업 대출 논란…'부실심사' 논란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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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기업 대출 논란…'부실심사' 논란 부르나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24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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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위한 대출상품이 대기업에 흘러 들어가, 대출도 대기업 '우대'(?)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출시한 KDB산업은행의 대출상품에 대기업이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산업은행의 대출심사 과정에 부실함이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제주시 갑)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해당되는 기업 25곳에 3116억원에 달하는 중소중견기업 전용상품을 대출해줬다.

기업집단별로는 OCI그룹과 현대중공업 소속 기업에 각각 700억원을 대출해 가장 많았다. 이어 SK그룹에 611억원, 셀트리온에 45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계열사 자산을 다합쳐서 10조원이 넘는 기업 집단으로 사실상 대기업집단을 의미한다. 이 기업들은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 기업들로 산업은행에서 운영중인 중소중견기업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이 기업들은 산업은행의 '전략특별부문 신산업(운영)자금' , 서비스산업(운영)자금, 그리고 '사업경쟁력강화(운영)자금'과 같은 중소중견기업 전용 대출상품을 이용했다.

또한 이 기업들은 해당 대출 상품을 이용함으로써 중소중견기업으로 자격을 인정 받아 0.3%의 금리우대 혜택을 받았다. 대출 규모와 이용기간에 따라 이 기업들이 받은 이자감면액은 11억 1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일은 산업은행의 대출심사 과정에서 부실함에 원인이 있었다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25개 기업에 잘못된 대출이 이뤄진 데 대해 상품지원 요건 착오가 13건, 기업규모 분류 착오가 12건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2019년 1월 대출을 받은 모 기업은 현대중공업 소속 계열사임에도 산업은행은 상품지원 요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700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

이렇게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의 만기 동안 중소중견기업 지위로서 대출 및 금리우대 혜택을 받았다.

송재호 의원은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을 대기업군의 기업이 영위한 만큼 중소기업은 혜택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부당한 지원이자 특혜"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해당 대출 건들이 산업은행의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문제"라며 "해마다 발생하는 대출 착오를 개선하기 위한 심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요구 개선조치는 완료를 했다"며 "최초에는 중소기업이었다가 나중에 대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조건변경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해당 대출의 만기가 도래해서 자연적으로 (문제가)해소 됐다"며 "대출기업 변경은 서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기에 대출이 실행된 경우 회수는 힘들다. 단, 기업 규모가 변동된 것에 대해 영업점에 따로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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