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이커머스 호황에도 못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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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이커머스 호황에도 못 웃었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23일 0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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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방문자 수 줄고 노조 출범…박은상 대표 부재 속 위기 봉착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대표 박은상)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쇼핑' 트렌드 속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타사와 달리 이용자 이탈이 발생하고 내부 갈등으로 노조까지 출범했다. 쿠팡의 '로켓배송', 티몬의 '타임커머스'와 달리 서비스에 특색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이 올해 2분기 이커머스 업체별 순방문자 수를 분석한 결과 위메프는 1076만명으로 6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월간 평균 방문자 수가 12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소셜커머스에서 출발한 이커머스 3사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쿠팡은 1928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티몬은 1141만명으로 위메프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티몬의 경우 앱에 4주 연속 방문한 충성고객 비중이 44%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2위는 42%의 쿠팡이다.

쿠팡은 '로켓와우', 티몬은 '슈퍼세이브'라는 이름의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며 구매 단가가 큰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1월 유료멤버십 '특가클럽'을 론칭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특가클럽은 내달 6일자로 종료된다. 월 이용료는 990원으로 업계 최저수준이지만 상품 구색, 프로모션 기획 등 경쟁력 측면에서 특색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료멤버십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으로 인한 출혈 경쟁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출범 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위메프는 올해 반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은 4653억원으로 전년대비 8.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757억원으로 2배 가까이(94%) 늘었다. 적자는 2016년(-636억원)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쿠팡은 '로켓배송'을 무기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배송인력 고용, 물류센터 건설 등 '계획된 적자'가 적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쿠팡의 매출은 2017년 2조6846억원에서 2018년 4조3545억원, 지난해 7조1530억원으로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2017년 6388억원에서 2018년 1조1279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가 지난해 7205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성장을 이어가면서 적자 폭은 줄인 것이다.

티몬은 24시간 내내 특가 상품을 제공한다는 뜻의 '타임 커머스' 전략을 앞세워 올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1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첫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여세를 몰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준비에도 나섰다. 올해 연간 흑자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이커머스 판도가 뒤바뀌는 중대한 시기에 내부 잡음이 생긴 것도 뼈 아픈 일이다.

지난 1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산업 노동조합 위메프 지회가 정식 출범했다. 위메프 지회는 △24시간 노동을 강요받는 불합리한 환경 △일방적인 복지제도 폐지 △ 잦은 부서이동 등을 문제로 거론했다.

박은상 대표의 부재도 아쉬운 요인이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1일부터 안식년 휴가에 들어가 7월 초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건강상 문제로 무기한 휴직 중이다.

위메프는 박 대표의 공백이 길어지자 지난달 중순부터 하송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 자리로 앉혔다. 하송 직무대행은 대행을 맡은 직후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의 지표가 2017년 수준으로 퇴보한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 관계자는 "노조 출범이나 이용자 수 감소 등 지표들은 박은상 대표의 부재와 연관돼있지 않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방향성을 정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노조와 소통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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