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부문 분사 후폭풍에 '투자자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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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부문 분사 후폭풍에 '투자자 달래기'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21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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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자회사 지분율 70~80% 수준 유지"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부문 분사 결정 이후 소액주주의 반발이 거세지자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배터리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계속 보유하는 것은 물론 자회사의 실적이 LG화학의 기업가치에도 반영될 것이라며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날보다 3.26% 오른 6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6~17일 배터리 부문 분사 결정 소식에 이틀간 11% 넘게 하락했지만 이날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면서 주가는 상승했다.

LG화학은 지난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를 담당하는 전지사업본부를 분사하기로 했다. 그간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 분사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양대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과 전지사업 부문의 업종 성격이 달라 독립경영을 통해 사업가치를 높일 것이란 예상에서다.

신설 법인은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편입돼 오는 12월 1일 공식 출범한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사를 위해 오는 10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신설 법인 명칭은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정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성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자금 확보 목적이 크다. LG화학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지분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은 주가 방향에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IPO를 하면 배터리 사업은 현재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전망"이라며 "여러 사업부와 혼재되면 저평가받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분사 후 중국 1위 배터리 업체 CATL 등 글로벌 전지 기업과 직접 비교해 제대로 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에 대한 영향은 이사회 이후 구체적 일정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지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LG화학보다 생산 능력이 적은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은 78조원인 반면, LG화학은 48조원에 불과하다. 이 중 전지 사업부 가치는 38조 내외로 추산된다. 만약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EVB) 사업에 CATL과 동일한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적용하게 되면 전지 사업의 가치는 59조원으로 추정된다.

소액주주들은 배터리 사업 전망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알짜'인 배터리가 빠져나가면 투자한 의미가 사라진다며 반발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화학이 아닌 배터리를 믿고 투자했는데 배터리만 빼가겠단 것은 기존 주주들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LG화학은 배터리의 미래가치에 투자한 주주들의 손실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율을 70~8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이 배터리 자회사에 대한 절대적인 지분율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LG화학의 기업가치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급락했지만 이를 매수 기회로 삼기를 권고한다"면서 "물적분할을 통해 동사의 전지사업부문이 100% 연결 자회사가 될 것인 만큼 기업 실적과 주주가치 펀더멘털에 변경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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