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악천후에 최적화된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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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악천후에 최적화된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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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노면 상태와 나쁜 기상 여건에서도 매끄럽고 안정적인 주행
지프 체로키의 최상의 트림인 '트레일호크'. 사진=이범석 기자
지프 체로키 최상의 트림인 '트레일호크' 사진=이범석 기자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올해는 역대 최장 52일간의 긴 장마와 잦은 태풍 상륙으로 폭우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해 경제·사회적 손실을 키웠다. 폭우 속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자동차들도 미디어를 통해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지프가 야심차게 내놓은 체로키 트레일호크다. 이번 시승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 속에서 이뤄져 트레일호크의 진가를 입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랜드체로키보다 날렵하게 빠진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측면의 유선을 타고 흐른 차체는 금방이라도 앞으로 내달릴 듯한 기세였다. 여기에 최상의 4륜 구동이 장착되면서 오프로더에 최적화시킨 차량이 트레일호크라 할 수 있다.

지프는 지난 1940년 미군의 요청에 따라 최적의 군용 차량을 완성한 것을 시작으로 4륜 구동 군용 차량(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제작한 미국 정통 오프로더 자동차 전문브랜드다. 지프는 이 같은 역사를 바탕으로 튼튼한 내구성과 뛰어난 험로 주파 능력을 수차례 검증받은 최상의 오프로더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그 중 36년 역사를 지닌 지프 체로키의 최상위 트림인 '트레일호크'는 혹독한 테스트를 통과한 강력한 '오프로더'로 손꼽힌다.

오프로더에 최적화된 디자인은 그급스러움과 지프만의 DNA를 계승했다. 사진=이범석 기자
오프로더에 최적화된 디자인은 고급스러움과 지프만의 DNA를 계승했다. 사진=이범석 기자

일반적으로 오프로드에 특화된 차량은 투박하고 단순하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트레일호크는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오프로더에 특화된 SUV로 때로는 가족 나들이에 사용하는 패밀리카로, 때로는 계곡이나 산, 바다 등으로 떠나는 여행에도 최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처음 만난 트레일호크의 외관은 전·후면과 펜더 부분이 일반적인 체로키와 달리 비포장도로와 같은 험지를 주행할 때 차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바디킷이 장착돼 있었으며 전면부는 진입각을 늘려 경사로 등 험로 구간이나 바위길 등을 지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보닛 후드 부분에는 검은색을 적용해 체로키 트레일호크만의 개성도 드러냈다.

실내는 "딱 봐도 미국차"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단조로움과 투박함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아날로그와 최신식 디지털을 적절히 조합한 스티어링휠이나 센터페시아, 나열되듯 정렬된 버튼과 다이얼 등은 직관적이고 조작이 편리하도록 배열됐다. 디지털에 익숙한 한국의 젊은 세대는 다소 올드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디자인이었다. 반면 오프로더를 즐기는 세대라면 최상의 디자인이고 기능이 적재 적소에 배치돼 있다고 여길 것이다.

외관의 고급스러움에 비해 투박하고 단조로워 디지털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낯선디자인을 채택했다. 사진=이범석 기자
외관의 고급스러움에 비해 실내는 투박하고 단조로운 디자인을 채택, 디지털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낯선 느낌이 들었다. 사진=이범석 기자

실내 공간은 1열과 2열 모두 부족함이 없었다. 수납공간도 사이사이 공간을 활용해 곳곳에 설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시트 외의 실내 마감재(소재)는 고급스러움이 다소 부족했다. 외관 디자인과는 정반대여서 아쉬웠다.

체로키 트레일호크는 3.2ℓ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75마력과 최대토크 32.1kg·m의 힘을 내뿜는다. 무엇보다 자연흡기 엔진과 조화를 이루면서 승차감과 정숙성은 오프로더 SUV답지 않게 안락하고 조용했다.

특히 시승 중 쏟아진 폭우 속에서도 핸들이 흔들리지 않았고 세단이라면 망설였을 법한 물고임에도 아무 요동 없이 안정적인 주파가 가능했다.

물웅덩이를 지날 때 핸들이 치우치거나 속도의 감속 없이 주파하는 등 폭우 속에서 더 빛을 발하는 듯 했다.

고속도로에서 100㎞/h 이상의 속도로 주행해도 2000rpm 이하를 유지하면서 부드럽게 내달렸다. 이어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변경하자 2000~3000rpm을 유지하면서 세단 못지않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엔진음은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급가속을 행하거나 패들시프트 통한 임의 변속에도 변속 충격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또한 자갈과 모래가 섞인 산길과 같은 세미오프로드에서도 일반 국도를 주행하듯 큰 진동이나 핸들의 요동 없이 무난하게 주행하며 실내에서는 약간의 좌우 치우침만을 느끼게 했다.

다양한 노면 상태, 특히 악천후 속에서 이뤄진 이번 시승은 지프가 왜 정통 오프로더 전문 브랜드이고 트레일호크가 왜 체로키 최상의 트림인지를 충분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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