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에 카드론 사상 최대…규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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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에 카드론 사상 최대…규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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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급전 이용 ↑…연체율 상승 우려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영향으로 카드대출이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을 통해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우리·하나·BC·KB국민·NH농협)의 당기순이익은 1조1181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9405억원 대비 18.9%(1776억원) 증가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카드 이용액은 줄었지만 카드론 이용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이들 카드사와 겸영은행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2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불어났다.

지난해 카드론 이용액은 총 46조1000억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이미 작년의 55.1%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반면 단기대출 성격의 현금서비스 이용액(27조6000억원)은 전보다 5.7%(1조7000억원)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을 통한 대출 증가는 전체 카드사들에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급전 성격의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드론 금리는 최저 4.00%에서 최대 23.90% 수준이다. 은행에 비해 금리가 상당히 높지만 저등급 신용자들의 대출이 용이하다. 이에 따라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나 투자를 통해 유동 자금을 확보하려는 개인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하반기 연체율 상승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위험부담이 커지면 카드론 금리도 자연스레 오르게 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상환 유예 등 연체로 잡히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하반기에 상환이 돌아오면 연체율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권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카드론 등 제2금융권 대출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들은 우대금리 폭을 줄여 신용대출 금리 수준을 상향해 대출 증가 속도를 늦춘다는 계획이다. 또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 등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도 낮춘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보통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이뤄지지만, 특수직은 연 소득의 200%까지 빌리는 경우도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대출 원리금 상환 기한 연장이 끝나는 내년 3월부터 카드 대출이 급증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캐피탈·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제2금융권 신용대출 증가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의 경우 장기로 투자하게 되는데, 카드론은 만기가 길지 않고 금리가 높은데다가 소액"이라며 "단기투자 또는 생활자금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 한도 기준 등의 자료를 은행들에 요청하고 신용대출 급증 동향 등을 파악하는 실무선상의 회의를 마쳤다"며 "생활안정자금이 아닌 용도의 신용대출에 어떻게 핀셋형으로 규제를 가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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