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 아시아나, HDC현산 법적 대응 예고까지...'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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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불발' 아시아나, HDC현산 법적 대응 예고까지...'가시밭길'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16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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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2500억 규모 계약금 반환 소송 예고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과의 M&A(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앞날이 불투명하게 됐다. HDC현산이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을 예고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따른 후유증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무산 책임을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에 돌리면서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을 예고했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총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한 뒤 총인수대금의 10%(2500억원)를 이행 보증금으로 지급했다.

HDC현산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금호산업)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 검토한 뒤 관련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HDC현산에 지난해 12월 체결했던 주식 매매계약이 해제됐음을 공식 통보했다. HDC현산은 금호와 아시아나항공에 재무제표의 급격한 변동 등의 이유로 재실사를 요구해왔고 금호산업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인수 의에 의구심을 보이며 재실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다가 매각 계약이 결렬됐다.

HDC현산은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의 거래종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면서 "만약 그대로 거래를 종결한다면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는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기에 재실사 요구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M&A가 무산된 이유는 HDC현산에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업결합신고 완료 등 거래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거래종결 기한 내 유상증자대금 납입의무를 미이행했다"고 설명했다.

HDC현산이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을 예고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따른 후유증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 준비 과정에서 투입된 자원과 기회비용, 기지급된 계약금 관련 산업은행과의 분쟁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인수 불발에 따른 후유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각이 불발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는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유상증자 등 신규 대주주 지원에 따른 재무지표 개선이 어려워진 탓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전망을 기존 '미확정검토'에서 '하향검토' 대상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했다. 짧게는 3개월, 늦어도 6개월 이내 신용등급이 조정될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로 10단계의 투자 적격 등급 중 최하단이다. 한 단계만 떨어져도 투기등급으로 강등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4분기 이후 영업실적의 방향성, 향후 채권단에 의한 경영관리방안과 자본확충 계획 등을 검토해 신용도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말 기업어음(CP) 정기평정 때 신용도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채권단 관리 등 정부의 정책지원, 매출 회복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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