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달라지는 '집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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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달라지는 '집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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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등 '집콕' 확산…단순한 거주→업무, 오락 공간으로 탈바꿈
사진=대림산업

[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2차 확산으로 '집콕족'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집의 개념까지 바꿔놓고 있다.

그동안 집은 주말에 휴식을 취하지만 평일에는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단순한 기능에 그치면서 침실과 주방에만 기능이 집중돼 왔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가 강력한 전염력을 무기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대기업을 시작으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재택 프로그램도 등장했고, 나홀로 식사와 휴식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언택트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 2020년의 현실은 집을 둘러싼 논점을 '있거나 혹은 없거나'의 세계에서 '어떤 집이냐'의 세계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제 '집은 재테크의 수단이거나 다음 날 밥벌이를 위해 잠시 고단한 몸을 누이는 공간을 뛰어 넘어 업무를 수행하고 오락을 즐기며, 개인에 따른 취미생활까지 해야 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감염병(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은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0일 통계청의 '2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이 291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이 45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0%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학원비 등 집 밖에서 쓰는 오락비와 문화생활 지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통계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2조96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80% 급증한 것도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1년 이후 최대치다.

사진=롯데건설
사진=롯데건설

또한 방과 부엌, 거실, 화장실이 똑같은 형태로 '찍혀 나오는' 아파트도 개인별로 1변경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분양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집콕족'의 증가는 아이들에게 집을 놀이터이자 학교로, 어른들에게는 육아와 가사, 노동과 휴식을 모두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놓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방송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건축가들이 독특한 매력을 지닌 전국의 집들을 소개하는 '건축탐구-집(EBS)'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각종 예능에서도 집을 직접 구해주는 '구해줘! 홈즈', 연예인 출연자의 집 정리를 대신해 주는 '신박한 정리', 트레일러 형태의 집을 끌고 다니는 '바퀴달린 집' 등 집에 대한 버라이어티가 대세가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집에 대한 개념이 바뀌는 시점에 시중 금리까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집을 찾아 이사하려는 이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와 거주 만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7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0.82%, 대출금리는 2.70%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0.50%까지 떨어지면서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가 최저치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계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부동산 상품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라며 "특히 대출 금리도 낮아 초기 투자 부담이 적은 지식산업센터 위주로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집의 개념이 바뀌면서 비규제 지역의 정주 여건이 개선된 아파트로 청약 통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집에 거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춘 집으로 구조를 바꾸려는 이들이 증가해 리모델링 시장도 당분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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