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의 '반(反)스마트' 소비자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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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의 '반(反)스마트' 소비자대응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2월 28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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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지전능한 스마트폰'이 IT업계의 주목을 끌었었다. '퇴물'이 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옴니아' 시리즈다. 100만원 상당의 고가 제품이다. 사용자는 3월 현재 8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아이폰' 견제차원에서 마케팅 비용을 대대적으로 쏟아 부은 결과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충성스런 고객이 아닐 수 없다.

그들 중 상당수가 최근 삼성전자를 등졌다. 등진 것도 모자라 집단으로 돌팔매질을 해대고 있다. 옴니아에 제공되던 기존 기능이 일방적으로 없어지는 데 대한 반발이다.

논란은 간단하다. SK텔레콤은 옴니아2 스마트폰 등에 제공하던 '웹서핑' 서비스를 4월 말 종료키로 했다. 옴니아에서 인터넷을 '그나마' 빠르게 구동할 수 있었던 장치를 뺀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팔짱만 끼고 있다. 이렇다 할 조율작업도 없다. 죽어가는 자식을 차디찬 골방에 방치한 '패륜엄마'의 그것과 닮았다.

옴니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기 시작한 계기는 공교롭게도 삼성전자의 '염장질'이었다.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 신종균 사장은 "옴니아2 사용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옴니아에 대한 고객 불만을 듣고 있고,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봉사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월 언급이었다.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꽃피는 3월 임에도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개발 역사는 옴니아1-옴니아2-갤럭시A-갤럭시S로 이어진다. 여기에 갤럭시S의 개량버전인 '갤럭시S2'가 가세할 예정이다. IT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필자 주변 지인들에게 물었다. 갤럭시A까지는 스마트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성능이 형편없다는 비난이 많다. '갤럭시S 이전 실전연습용' 이라는 비평도 나왔다.

지난 2월 26일. 갤럭시A가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고 있었다. '갤럭시S2' 본격출시를 앞둔 일종의 '떨이'로 분석된다. 옴니아 사용자들의 불만이 강하게 일고 있어 얼마나 처분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옴니아와 더불어 거대한 불만의 대오를 형성할 개연성은 일정부분 엿보인다. 소비자들의 스마트한 불만에 '16비트급'으로 느리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불만은 또 다른 불만을 낳는다. '도미노'다.

실제 포털싸이트 게시판과 블로그 등지에는 수천명에 달하는 옴니아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댓글이 이어진다. 댓글이 길어질수록 그 속의 단어는 가시를 뻗친다. 국내 대표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아마추어적인 처신이 거대한 '안티'를 몰고 오고 있는 셈이다.

실제 포털싸이트 게시판과 블로그 등지에는 수천명에 달하는 옴니아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사장, 부회장은 프로 중에 프로다. 그 직함의 무게만큼만 발언에 대해 책임지면 그만이다. 80만 충성고객을 '안티'로 돌려세우는 과오를 삼성전자가 범하는 분위기 인 것 같아 안타깝다.

"옴니아 사용자들이 '갤럭시S2'를 구매하는 경우 특별 보조금을 지원한다", "약정기간이 남은 옴니아 사용자들이 해지를 원하는 경우 위약금을 삼성전자가 대신 지불해 준다"

삼성전자에 대한 이런 기대는 무리일까. 아님 내부적으로 이미 검토됐고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사안에 대한 '입방정'일까.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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