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무산'…HDC현산, 재실사 입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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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무산'…HDC현산, 재실사 입장 고수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9월 03일 2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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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계약 해지 통보만 남겨 놓고 있어 사실상 무산됐다. 채권단이 파격적인 지원을 포함한 최종안을 제시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조만간 '플랜B'를 가동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들어가고,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계약금 반환 소송 등의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전날 현산이 산은 측에 재실사 요구를 고수하는 입장을 내놓자 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가 없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6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의 최종 담판에서 인수가를 최대 1조 원가량 낮추는 내용의 파격 제안을 내놨지만 이 같은 제안에도 묵묵부답이던 현산이 결국 일주일 만에 사실상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12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시작된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결국 10개월 만에 '노딜'(인수 무산)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꿈이 현실화하는 듯했지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항공업계를 덮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계속 침묵을 지키던 현산은 결국 6월 초 채권단에 인수 조건 재검토를 요구했고, 이어 7월 말에는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현산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의지가 없다고 보고 거래 종결을 지연하기 위한 의도라고 맞서 왔다.

지난달 20일 성사된 권순호 현산 사장과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의 대면 협상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회장의 최종 담판도 끝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주 중으로 계약 해지를 공식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아시아나 인수금액(2조5000억 원)의 10%인 2500억 원을 이미 계약금으로 냈다. 노딜이 현실화할 경우 HDC현산은 금호산업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매각 무산에 대비한 '플랜 B'를 가동할 전망이다. 아시아나를 채권단 관리 아래 두고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새 인수자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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