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랑의 금융체크] 은행 돈으로 생색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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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랑의 금융체크] 은행 돈으로 생색내는 정부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8월 31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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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라는 변수로 국내 경기가 최악에 직면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에 요구하는 '희생'의 강도는 너무 지나치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에 나섰다. 해당 금융지원으로 나간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는 다음달 30일 종료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들을 불러놓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대출기간을 연장하자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면서 부실을 파악할 수 있게 이자만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와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무시였다.

은행들은 코로나19 대출만기 재연장에 따른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금액이 많기 때문이다. 

대출만기 연장에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원이 줄어든 은행들은 비용이라도 줄이고자 영업점 통폐합에 나섰다. 높은 임차료를 해결하면서 비대면 영업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은행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은연 중 압박했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는 과거 금융권 중점 혁신과제로 디지털을 강조했다. 이에 은행들도 앞다퉈 '디지털 금융'을 외쳤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먼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에 대해 주주배당마저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은행은 주식회사인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로써 주주이익을 위해 경영된다. 이 대목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을 사회공헌단체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이 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가 각종 규제 혜택을 받으며 성장할 때 은행들은 규제에 묶여 이들의 성장세를 지켜만봐야 했다. 오히려 고인물 취급을 당하기 일수 였다. 

과거에도 정부가 청년일자리 창출을 외치면 은행들은 보조를 맞춰 신입행원 채용에 나섰다.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면 은행들은 정규직 전환으로 화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의 주머니를 털어 낸 돈으로 생색을 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외치는 금융혁신이 은행의 주머니를 터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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