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채권 팔아 수익 상쇄…운용자산이익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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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채권 팔아 수익 상쇄…운용자산이익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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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보험영업 손실 8조원 육박…흑자전환 어려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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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상반기에는 채권 매각을 통해 모자란 수익을 메웠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운용자산이익률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1분기 생보사들은 채권 매각을 통한 투자영업이익 확보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2230억원, 한화생명은 3500억원, 교보생명은 2800억원의 이익을 냈다. 총 8500억원 규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변액보증 준비금을 늘려야 했기 때문에 채권 매각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변액보증 준비금이란 보험사가 계약자들에게 최저연금적립금과 최저사망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적립금의 일정비율을 보증준비금으로 쌓는 제도다.

주요 보험사들의 채권 매각 이익은 최근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이 올랐을 때 채권을 팔아 수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삼성생명의 금융자산처분이익은 지난 2018년 7538억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1조121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금융자산처분이익 역시 3764억원에서 4888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916억원 더 늘었다.

반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분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을 보면 올해 1분기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827억원)보다 5165억원(26.1%) 감소했다.

생보사들의 채권 매각은 코로나19 및 저금리로 악화한 수익률을 상쇄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기조는 하반기에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 증시 회복으로 변액보증 준비금 환입이 발생함에 따라 채권 매각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반면 하반기에는 다시 변액보증 준비금을 쌓아야하므로 매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과도한 금융자산 처분은 이자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생보사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5%로 전년 동기(3.55%) 대비 0.05% 감소했다.

보험사들은 3분기 말 국고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경제적 가정을 변경해 채권에 대한 변액보증 준비금 적립 여부를 판단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352%였다. 지난 5월 말에는  1.05%를 저점으로 반등하다가 이달 23일 1.048%까지 떨어지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손익을 맞추려면 채권 매각은 불가피한 전략"이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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