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엔진파손은 구조변경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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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엔진파손은 구조변경 탓?"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2월 10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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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업체-소비자 논란 확산… 업계 "튜닝했다고 해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김모씨가 차량일부 구조를 임의로 변경한 것이 엔진폭발의 원인이라며 강하게 항변했다. 김씨의 주장과 정면으로 맞선 것으로, 양측이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업체 관계자는 "엔진이 폭발됐다는 표현도 잘못 된 것"이라며 "엔진내부 압력변화가 발생돼 엔진내벽이 강한 충격을 받으면서 단순히 깨진 것인데 김씨는 폭발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사건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머플러를 사설 정비업체를 통해 튜닝(구조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렇게 머플러에 손을 대게 되면 20~30기압 정도 엔진 내 기압이 상승해 각종 장치의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개조된 차량에 대한 무상수리 진행 사례 없어"

자동차 동력이 발생하는 흡입→압축→폭발(팽창)→배기의 사이클에서 단 하나라도 최초 출고구조와 바뀌는 경우 어떤 악영향이 차체에 미치는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부연이다.

아울러 "엔진 불량 가능성 여부를 캐기 위해 영국 본사로 사고차량 사진 등을 보낸 결과 역시 튜닝이 원인이라는 답변이 나왔다"며 "우리나라는 물론 어느 나라도 개조된 차량에 대한 무상수리가 진행된 사례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계속적으로 배상을 요구해와 고객 관리 차원에서 총 수리비 4000만원 중 2500만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우리가 내겠다고 절충안을 제시한 상태"라며 "하지만 김씨는 업체 측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며 떼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소비자원에 김씨의 피해구제 내용이 접수돼 이번 사고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을 증거차원에서 제출했다"며 "소비자원의 중재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초 감정된 4000만원 정도의 수리비용이 3100만원 선으로 낮아진 것과 관련해서는 "2011년이 되면서 연식이 바뀌었고, 그에 맞춰 (엔진)부분부품 단가가 몇 백 만원 하락했다"고 해명했다. 수리가 더딘 대목을 놓고는 "우리나라는 물론 영국본사에도 재고가 소진됐다"며 "다른 국가 법인을 통해 들여오는 만큼 통관절차에 따라 시간이 지체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보는 김씨의 협조를 얻어 튜닝된 머플러 도안을 입수, 일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전달한 뒤 분석을 요청했다. 경쟁회사의 핵심 부품에서 발생된 민감한 문제라 실명을 밝히긴 꺼려했다.

A사 관계자는 "머플러를 튜닝했다고 엔진이 깨지거나 폭발한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소음기를 제거해 차체 굉음만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엔진이 폭발할 정도로 영향을 미쳤을까 의심스럽지만 조사를 더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B사 기술파트 고위 관계자는 "도안 만으로는 딱히 뭐라 단정하기 힘들다"며 "튜닝 과정에서 제작실수가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정밀조사를 벌여 시비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내구성 하자"… "튜닝문화 경종"

한 자동차 전문가는 "차체에 손을 댔다는 것 만으로도 소비자(김씨)가 협상과정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인 것은 맞다"면서도 "단순한 머플러의 튜닝이 엔진에 심각한 수준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각각의 조건에 따른 정밀조사를 벌여 증명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의 의견은 갈렸다.

한 소비자는 "엔진을 종잇장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의 압력 변화에는 버텨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니냐"며 "근본적으로 차량 엔진 내구성에 하자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근래 들어 무조건적인 자동차 튜닝이 도를 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기회를 빌어 자동차 튜닝문화에 경종을 울렸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소비자원이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 지, 더불어 향후 김씨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감정싸움이 어느 선에서 마무리 될 지 소비자들은 물론 업계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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