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의 컨슈워치] 'N(중립)·R(후진)·D(전진)', 일본車 3사의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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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의 컨슈워치] 'N(중립)·R(후진)·D(전진)', 일본車 3사의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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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한일 간의 갈등이 지난해 최고조에 이르면서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정점을 찍었다.

일본산 맥주는 국내 수입맥주업계 1위에서 최하위로 밀려났고 일본산 자동차도 불매운동 여파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 오래다. 무엇보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얼어붙은 국내 일본산 시장은 안개 속에 묻혀버렸다.

결국 한국 철수를 공식화한 닛산과 인피니티는 오는 12월 한국 내 마케팅을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글로벌 닛산은 R(후진)모드를 선택했다.

이에 비해 혼다는 최근까지 전진도 후진도 없이 긴축경영에 들어간 듯 보였다. 운영비 절감과 최소한의 마케팅만을 펼치며 최대한 지출을 줄여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였다. 한마디로 전진도 후진도 없는 N(중립)모드였다. 하지만 지난 23일 '뉴 CR-V 터보' 신차 프리뷰 행사를 계기로 서서히 드라이브를 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렉서스를 보유한 토요타는 최근 몇 달 사이 눈에 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부활을 위해 날개짓을 하고 있다. D(전진)모드를 택한 토요타와 렉서스는 닛산과 인피니티와 정반대의 전략으로 한국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

이처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일본車 3사의 행보를 통해 경영자들의 마케팅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3사의 경영자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어떻게 분석하고 대처해 왔는지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닛산의 경우 시장에 대한 빠른 판단으로 적자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측면이 강해 보인다. 반면 혼다는 일단 지금은 안 되지만 기다리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인내 경영에 들어간 듯하다.

토요타는 혼다나 닛산과 반대로 안 될 때 더 적극 마케팅을 펼쳐 알리고 바꾼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들 3사의 성향을 보면 혼다를 뺀 닛산과 토요타가 닮은꼴이다. 판단을 빨리하고 실행에 옮기되 하나는 후퇴고 다른 하나는 전진인 것이다. 어찌 보면 정반대로 보이나 '빠른 판단'이란 공통분모가 있다. 토요타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또 다른 결정을 하는 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수많은 자동차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팔아온 일본차 메이커들이 쫓기듯 한순간에 떠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소한 브랜드 나름의 명예는 지키며 영업을 마무리하는 기업가 정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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