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당신은 특별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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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당신은 특별한 사람"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7월 13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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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눈물이 함께 흐른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8년 8개월여간의 서울특별시장 임기를 급작스럽게 끝낸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엄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영결식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서울시와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아울러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는 유족과 시·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 등 100여명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박 시장의 시신을 실은 운구 행렬은 서울추모공원으로 떠났다. 장례위원회는 고인을 화장한 후 유골을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옮겨 매장할 예정이다.

박 시장의 위폐와 영정사진이 서울시청에 도착해 다목적홀로 입장하자 유족 등 일부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더불어민주당의 박홍근, 김원이 의원 등은 영결식장 입구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인사했다.

영결식장 벽에는 빔프로젝터로 박 시장의 웃는 얼굴과 함께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라는 구절이 표시됐다.

행사 시작 1분을 앞두고 박 시장의 부인인 강난희 여사와 아들 박주신 씨, 딸 박다인 씨 등 직계가족이 입장했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식선언으로 영결식이 시작됐다.

고인에 대한 묵념에 이어 박 시장의 일생을 소개하는 추모 영상이 상영되자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고민정 의원은 "이제 손을 잡을 수도, 얘기를 나눌 수도 없지만 남아 있는 우리가 해야할 일, 만들어갈 세상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울먹였다.

백낙청 명예교수는 "사는 동안 나도 뜻밖의 일을 겪었지만 내가 박원순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비통해했다.

백 명예교수는 "이렇게 갑작스레 떠났으니 비통함을 넘어 솔직히 어이가 없다"며 "20년 터울의 늙은 선배가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예법에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슬퍼했다.

그는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라며 "한 인간의 죽음은 비천한 사람일지라도 애도 받을 일이지만 오늘 수많은 서울시민들과 이 당의 국민과 주민들, 해외 다수 인사까지 당신의 죽음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었고 특별한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추모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다"며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어온 길과 해낸 일이 너무 크다. 그 열정만큼 순수하고 부끄럼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언급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박 시장은 진정한 시민주의자였다"며 "돌이켜보면 지나온 과정, 최장수 서울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며 외롭고 힘겨운 때도 많았으리라 짐작해 본다. 제대로 된 위로 한 번 못한 채 고인의 손을 놓아드리려고 하니 먹먹한 회한이 밀려온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박 시장의 딸 박다인씨는 인사말을 통해 "서울시장 박원순은 더 이상 없다"며 "그 자리에 시민들이 있다. 여러분들이 바로 서울시장"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 이제 여러분이 시장으로써 지켜주시길 바란다"며 "아버지는 언제나 시민 한명 한명을 소중히 생각했다. 항상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의 결정에 따르던 시장이었다"며 울먹였다.

그는 장례식과 시민분향소를 통해 조문한 시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씨는 "정말 특별한 조문 행렬이었다"며 "화려한 양복 뿐만 아니라 평범한 작업복을 입은 시민들의 진심어린 조문 덕분에 누구보다 아버지가 기뻐하셨을 것이다. 마치 아버지가 '오세요 시민여러분, 나에게는 시민이 최고의 시장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위원회는 영결식을 마친 뒤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고향이자 선산이 있는 경남 창녕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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