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할까, 버틸까" 고민하는 면세업계…코로나19에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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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할까, 버틸까" 고민하는 면세업계…코로나19에 고사 위기
  • 김아령 기자 kima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7월 08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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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면세점
사진= 롯데면세점

[컨슈머타임스 김아령 기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며 대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했던 면세점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고사 위기에 처했다. 하루 평균 20만 명이 찾던 인천공항의 이용객 수는 코로나19 이후 1000명대까지 떨어지는 등 여행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최근 에스엠면세점이 다음 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연장 영업을 가장 먼저 포기한 가운데 다른 면세업체들이 추가 철수에 나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 대상 면세점 사업권인 DF8 구역을 운영하는 에스엠면세점이 코로나19 사태로 새 사업자 선정이 어려운 인천공항 측으로부터 오는 8월 31일 이후까지 연장 영업 요청을 받아오다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에스엠면세점 측은 "인천공항 입·출국객 수와 현 지원정책으로는 경영악화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을 결국 철수한다"고 밝혔다.

에스엠면세점의 이 같은 결정에 중견면세점인 엔타스듀티프리의 추후 행보도 주목된다.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는 정부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면세점 임대료 감면 폭을 각각 75%, 50% 차등 적용하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의견서를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에 함께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인천공항은 지난 3월 입찰을 통해 8월로 사업권이 만료되는 1터미널 DF3·DF4(주류·담배), DF7(패션·기타) 구역의 새 사업자로 각각 신라, 롯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선정했다.

하지만 신라와 롯데는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타격으로 지난 4월 사업권을 포기했다. 인천공항은 재입찰보다 기존 운영업체에 면세구역을 연장 영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들은 임대료 대폭 삭감을 요구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인천공항 측은 현재와 같은 고정 임대료 방식을, 업체들은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받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신라는 임대료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9월부터는 공항 매장을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DF1(화장품·향수)과 DF5(패션·피혁) 구역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면세점도 계약 기간이 한참 남아있지만 수백억 원대의 임대료 부담으로 계약 중도 포기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DF7(패션·기타) 구역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장 운영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협상이 불발될 시 철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은 1분기 3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도 영업이익이 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01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조 원 벽이 무너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1월 매출은 2조247억 원이었다. 5월엔 간신히 1조 원을 넘겼다. 2분기 실적은 더욱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면세점업체들이 임대료를 감당하기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임대료 산정 방식 변경 등 추가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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