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전쟁' 승기 잡은 메디톡스…ITC "대웅제약 영업비밀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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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전쟁' 승기 잡은 메디톡스…ITC "대웅제약 영업비밀 침해"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7월 07일 0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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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2016년부터 5년째 이어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전쟁'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6일(현지시간) 두 회사의 보툴리눔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예비판결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명 '주보')를 10년간 수입금지하는 명령을 최종 결정권을 가진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주장해왔다. 국내외에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지난해 1월에는 ITC에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공식 제소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나보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날 ITC 예비 판결이 나오면서 두 회사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웅제약은 예비 판결에 대해 효력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이번 예비판결이 '명백한 오판'인 만큼 결정문을 받는 대로 이의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ITC 행정판사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절취·도용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최종 판결에서 상황을 뒤집겠다는 심산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 측 전문가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했거나 메디톡스가 제출한 허위자료를 진실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메디톡스의 제조기술 도용, 관할권·영업비밀 인정은 명백한 오판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을 적극 소명해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ITC가 한번 내린 예비 판결을 번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메디톡스는 승기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경기도 용인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으로 입증됐다"며 "이번 판결은 대웅제약이 수년간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균주와 제조과정의 출처를 거짓으로 알려 왔음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업비밀 도용이 확인된 미국 ITC의 예비판결은 번복된 전례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이번 예비 판결은 최종 결정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는 ITC의 예비판결 자료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에 제출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관련 자료가 제출되면 국내 법원은 물론 검찰에서도 ITC의 예비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로 벼랑 끝에 몰린 메디톡스가 ITC 예비판결을 계기로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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